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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가의 역설)③정부 '체감물가 낮추기'..관건은 '유통구조 개선'
유가하락 등 제품가격 반영 안돼..체감물가↑
왜곡된 시장구조..정부 "유통구조 개선할 것"
2015-02-13 14:00:00 2015-02-13 14: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정부의 올해 물가 정책 목표는 체감물가 낮추기다. 지표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 저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도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가 높은 것은 최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효과가 전반적인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물가 정책 방향도 국제유가와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효과가 소비자물가에 적기에 반영토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을 일반 가계가 누릴려면 유통구조 개선노력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유가하락, 제품 가격에 반영 안돼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최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지표상의 물가는 안정적이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전년동월대비 0.8% 상승에 그치는 등 27개월 연속 1% 이하의 저물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양호한 기상여건에 따른 농산물 가격 하락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안정 등이 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이 전반적인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유가 하락으로 1200원대 휘발유 판매 주유소가 등장하고 도시가스 요금도 1월부터 5.9% 인하됐으나,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의 경우 원자재 가격하락 효과가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주형환 차관은 이에 대해 "복잡하고 독과점적인 유통 구조 등에 따른 경쟁제한으로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 ⓒNews1
 
◇정부 "유가하락, 실제 서민물가에 반영토록 관리"
 
따라서 정부의 올해 물가 정책 방향은 유통구조 개선, 경쟁 활성화 등을 통해 국민들의 체감 물가 낮추기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공요금의 경우 원가에서 유가 등의 비중이 큰 도시가스, 항공 유류할증료 등은 가격하락 효과가 요금에 적기에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석유류 등에 대해서는 셀프주유기 대량 공동구매 등을 통해 알뜰주유소의 셀프화에 지원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가공식품은 소비자단체를 통해 원가 분석 및 정보공개를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농산물의 경우 로컬푸드 직매장 확충 등 직거래를 활성화하고 정가수의매매 확대 등 도매시장을 효율화해 5~7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단순화할 계획이다.
 
공산품은 대형마트·백화점 등 유통업체, TV 홈쇼핑 분야의 불공정 행위 등을 집중 점검하면서 소액물품 합산과세 기준 개선, 통관인증제 대상 상표 확대 등을 통해 해외직구·병행수입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주형환 차관은 "물가 구조 개선 노력과 함께 서민들의 생계비가 경감될 수 있도록 교육·통신·주거·의료비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물가도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왜곡된 시장 잡아라..'유통구조 개혁' 시급
 
전문가들도 최근 국제유가 가격 하락 효과 등이 소비자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려면 유통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산업연구원·금융연구원·에너지경제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유가하락이 기업의 수익성 개선뿐만 아니라 가계의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에 경기회복세가 보다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유가하락에 따른 생산비용 하락이 소비자가격에 가능한 빨리 되도록 물가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소비자 정보제공 확대, 농축산물, 석유, 통신 유통구조 개선, 유가 하락 효과의 공공요금 적기 반영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영모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가하락의 혜택을 일반가계가 누릴 수 있도록 유통구조 개혁 등을 통해 기업들이 과도한 이득을 취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제품가격이 낮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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