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시는 저질 홍삼음료에 비아그라 성분을 넣어 정력제로 판매한 일당 4명을 검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출처 불명의 홍삼음료가 성기능개선 정력제로 둔갑돼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첩보를 받았다. 지난 해 8월부터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제조·판매업자 2명(권 모씨, 민 모씨)을 구속하고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 일당은 중국에서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 성분 바데나필, 실데나필을 불법으로 들여와 홍삼 음료와 섞었다. 그리고 레드지기적(영문 : Red-G Miracle), 파워플러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팔았다.
이 제품의 홈삼 함유량은 0.13%에 불과했고 약간의 한약재가 첨부됐다. 제조원가는 1박스에 6000원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광고에서 ‘고려홍삼을 원료로 몸을 보양하고 순환계통을 원활하게 해 만병의 원인을 제거하고 정력을 북돋아 주는 성기능개선음료’라고 허위·과장 광고했다. 또 제조원가의 30배인 18만원에 판매했다.
피의자 권 씨는 조사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표시내용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홍삼성분 함량에는 의미가 없다”고 하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
이들 일당은 불법 홍삼음료 10만여 병(시가 약 13억원)을 만들어 국내·외에서 판매했다. 국내에서만 약 76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고 불법 제품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인터넷으로만 판매하거나 다른 홍삼제품에 끼워 팔았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제품 포장박스에 제조업소명, 소재지, 연락처를 표시하지 않았고, 단속에 걸렸을 때 증거서류를 남기지 않기 위해 구두로 OEM 계약을 맺었다.
또 이들이 제조한 또 다른 성기능개선제품 ‘파워칸’은 검은색을 내기 위해 숫가루를 사용했다. 숫가루는 인체에 부작용이 있어 식품에 사용할 수 없다.
이들 일당은 저질 홍삼음료를 정력제로 미국, 오만 등 국외로 수출해 1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터키, 호주 등에서는 비아그라 성분이 함유된 것이 발각돼 수출이 취소됐다. 경찰은 “서류로만 확인하는 수출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정부기관에서 인증받은 정상제품인양 국외로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영문증명서인 ‘위생증명서’, ‘자유판매증명서’는 별도의 검사 없이 수출면장과 품목제조보고서 등의 서류만으로 발급 받을 수 있다. 영문증명서 신청 서류에는 발기부전치료제 성분 등 유해성 검사 의무 규정이 없다.
이들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최규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외국에서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 홍삼제품의 인지도와 국내 수출 관련 규정을 교묘히 이용한 지능적인 범죄로, 홍삼제품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며 “부정 식·의약품사범은 시민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끝까지 추적 수사해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불법 비아그라 성분을 함유한 저질 홍삼 음료를 성기능개선제로 판매한 일당을 체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이 판매한 '레드지기적' 박스(상단)와 레드지기적 제품 사진(중단), 영문 Red G-Miracle 표지(하단)(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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