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제93대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선거가 한창이다. 공식적인 선거기간이 20여일 남짓이지만 5명의 후보들이 서울 서초동과 로펌 밀집지역인 강남권을 오가며 분투하고 있다. 23일 조기선거가 펼쳐진 9개 투표소에서는 특히 젊은 변호사들의 참여가 많았다. 이 추세라면 조기투표는 물론 본 투표 역시 최대 투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녹녹한 자리가 아니다. 전체 변호사의 절반을 훨씬 넘는 1만1000 여명의 변호사들의 수장이다. 과거에는 대한변호사협회장 보다 실질적인 파워가 더 강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회장 선거보다도 관전 포인트가 많다. 순수 변호사 출신, 판사출신, 대형로펌 출신에 여성 후보도 2명이나 된다. 정기총회 및 본선거는 오는 26일 오전 10시부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다. 본선이 임박한 가운데 향후 2년간 서울회를 이끌겠다고 나선 후보들의 공약을 요약 정리한다.[편집자]
"우리가 지금과 같이 계속하여 분열과 대립을 계속한다면 2년 후 변호사 업계는 완전히 붕괴될 것입니다. 반목과 증오는 변호사회를 공멸의 길로 이끌 뿐입니다. 저 강현과 함께, 강력하고 단단한 하나의 변호사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제93대 서울지방변호사회장 후보 기호 1번 강현 후보는 이 같이 각오를 다졌다. 그는 법조계 최대 화두인 사법시험 존치 문제에 대해 찬성의 입장을 표했다. 그러나 로스쿨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다만, 변호사 업계의 불황은 변호사 모두의 문제로,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의 공약은 변호사 수 감축과 일자리 창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른바 3·6·9 정책이다. 국선변호, 법률구조, 소송구조 등 3대 사건을 청년변호사에 우선 배당하고, 6000건 이상 신규 일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핵심 공약이다. 연간 신규변호사 배출 수를 900명으로 제한해 수요를 줄이겠다는 것도 주요 정책 중 하나다.
◇로펌수임 제한, 변호사 광고 활성화
강 후보는 국선변호 개선 등을 통해 연간 6000건 이상의 신규 일거리를 창출하고 변호사 필수주의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로펌 수임을 제한하고 변호사 광고를 활성화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변리사, 세무사, 법무사 등 유사직역의 소송대리권을 제한해 변호사의 직역을 방어하고 공공기관 법무담당관제를 법제화하는 방안도 강 후보가 강조하는 변호사 시장 수요 창출 및 확대 방안 중 하나이다.
또 전관예우방지 관련 대책을 강화해 고위 판검사의 개업과 사건 수임 금지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상법상 지배인 제도 개선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도 그는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선변호 보수 2배로 인상, 청년 변호사 우선 배려
변호사단체장의 최대 과제인 청년변호사 처우 문제에 대해 강 후보는 국선변호와 법률구조, 소송구조 사건의 보수를 2배로 인상해 청년변호사들에게 우선 배당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창업과 이직,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하고 청년개업변호사에 대해서는 6개월간 변호사회비를 면제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근로계약서 작성을 의무화 하고 법정근로조건을 준수하도록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후보는 청년변호사를 위해 익명이 보장되는 소통로를 계획 중이다. 익명게시판과 익명 고충처리제도를 활성화 해 소규모 법인에서 구성원으로 등기를 강제하는 부당한 사례를 신고 받고 진상조사를 통해 서울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용변호사들의 법정 휴가일수 보장, 전문성 고양과 이직지원을 위한 교육시스템 확충, 서울회 임원 50% 이상 청년 변호사 선임, 청년변호사 전담 지원팀 구성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모성보호 위한 표즌근로조건 제정
여성변호사들의 처우를 위한 공약도 눈에 띈다. 우선 모성보호를 위한 표준근로조건을 제정◇시행하고, 결혼이나 출산을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경우 서울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출산 및 육아 등의 사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변호사를 위한 지원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며 서울회 임원 30% 이상을 여성변호사로 선임할 방침이다.
또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여성변호사에 대한 성희롱이나 성차별 사례에서도 서울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사내변호사 법적·독립적 지위 확보
강 후보는 업무편람을 발간하고, 비변호사와의 동업금지, 비변호사의 변호사 고용 금지, 수행사건 제한을 규정한 변호사법 관련규정 개정 등을 통해 사내변호사의 법적◇독립적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계속 근로를 위한 안정적 확보를 지원하고 개별법령, 대관조치, 재무, 회계, 국제업무 등 사내 변호사에게 특화된 연수기회를 제공해 사내 변호사의 경쟁력 확보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개업변호사 보호 현실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개업변호사들 보호방안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우선 개업 변호사들이 보다 쉽게 사건을 수임할 수 있도록 소송비용에 산입하는 변호사 보수를 현실화하고, 지나치게 확대된 국선변호와 소송구조, 법률구조 사건 대상자의 자력심사를 강화해 구조필요성이 적은 자력 있는 대상자들이 제도를 악용해 변호사 시장을 교란하는 현실을 뜯어고치겠다고 강조했다.
또 변호사법이나 규칙상 비현실적인 광고규정을 개정해 개업 변호사들의 광고를 보다 활성화 시키는 방안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제93대 서울지방변호사회장 후보 기호 1번 강현 변호사(사진제공=강현 후보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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