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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집어삼킨 '토토가' 열풍 명과 암
2015-01-23 14:09:24 2015-01-23 14:09:24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토토가'의 열풍이 뜨겁다.
 
지난 3일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이 방송된 이후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가수들과 그들의 노래들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 후 20일 가량이 지났지만, '토토가'는 여전히 방송가의 핫한 이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토토가'의 높은 인기로 인해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 하나, 둘 발생하고 있다. '토토가' 열풍의 명과 암에 대해 살펴봤다.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 (사진제공=MBC)
 
◇90년대 스타들 재조명..방송가에 활력
 
‘토토가’가 전파를 탄 이후 이 방송에서 소개됐던 노래들은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령했다. 발표된지 20년 가까이 된 노래들이 요즘 노래들과 음원 차트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김현정의 ‘그녀와의 이별’, 지누션의 ‘전화번호’ 등은 여전히 음원 차트 50위권내에 머물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토토가'에 출연했던 가수들은 방송 이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기존 팬이었던 30~40대 뿐만 아니라 10대들에게도 주목을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 6일 컴백 앨범을 발표한 소찬휘는 오는 30일 첫 방송되는 MBC ‘나는 가수다3’를 통해서도 얼굴을 비춘다. 이정현은 지난 3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SBS 드라마 ‘떴다 패밀리’에서 여주인공 나준희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김현정도 올 여름 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김현정이 새로운 앨범을 내놓는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한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왕년의 스타들이 재조명을 받으며 방송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 '토토가'로 인한 복고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5일 방송되는 SBS '인기가요' 800회 특집엔 터보의 김종국이 팀 동료 마이키와 함께 출연한다. 김종국은 '토토가'에선 또 다른 팀 동료 김정남과 함께 무대를 꾸며 화제를 모았다.
 
◇'토토가' 열풍에 편승해 상업적 이익 노리기도
 
'토토가'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공연 중 하나는 '원조 섹시퀸' 엄정화의 공연이었다. 특히 엄정화의 무대엔 17년 전 엄정화와 함께 활동을 했던 안무팀 프렌즈가 참여해 관객들의 추억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런데 방송 후 프렌즈의 멤버 김영완씨가 논란에 휩싸였다. 김씨가 지난 9일 '토토가'와 유사한 이름인 '토토가요'란 클럽을 강남에 개업했기 때문. 이후 MBC 측은 이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고, 김씨 측은 문제가 된 로고와 디자인 등을 교체하기로 했다.
 
또 지난 22일엔 터보의 김종국이 자신의 동의 없이 터보의 베스트 앨범이 발매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종국은 22일 자신의 팬카페에 남긴 글을 통해 "이번 앨범은 저는 물론 정남이형 그리고 마이키 어느 누구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고, 저나 회사의 동의 없이 기존 음원을 리마스터링해서 제작한 앨범"이라며 "너무나 감사하게도 터보가 새롭게 조명되고 사랑받게 되면서 이것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저희가 괜한 오해를 받고, 순수한 마음으로 저희를 응원해주시고 추억해주신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게될까 걱정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음반 유통사 포니캐년은 터보의 베스트 앨범을 발매한다고 발표해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고, 해당 앨범의 제작사인 오감 엔터테인먼트 측은 "터보 1집~5집, 베스트 앨범과 캐롤 앨범등 터보가 발매한 전 앨범의 저작 인접권을 소유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번 베스트 앨범의 발매는 불법적 경로로 제작된 것이 아니고 해당 가수들의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한 게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제작사 측이 '토토가'의 열풍에 편승해 상업적 이익만 노리려는 것이 아니냐며 대중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
 
'토토가'가 인기를 끌자 일부 공연 기획자들은 '토토가'를 모방한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한국특허정보원의 상표 출원 현황을 살펴보면 '토요일토요일은 가요리믹스', '토요일토요일은 가요다' 등의 상표들이 비슷한 시기에 잇따라 출원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토토가' 열풍의 이유는?
 
그렇다면 '토토가'가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가 뭘까.
 
방송가에선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복고 열풍을 '토토가'의 인기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지난 2012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로 인해 시작됐던 방송가의 복고 열풍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 최근 들어선 극장가에서도 '쎄시봉', '허삼관', '강남 1970' 등 복고 감성의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해 눈길을 끈다.
 
"구매력이 있는 30~40대의 대중들이 복고 콘텐츠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방송가의 복고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전망이다.
 
이밖에 비슷비슷한 아이돌 음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요계의 현재 상황 역시 '토토가' 열풍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
 
한 가요계 관계자는 "현재 가요계엔 천편일률적인 아이돌 음악들이 넘쳐난다. 30~40대들은 그런 현실에 피로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요즘의 음악만 듣던 10대들의 입장에선 '토토가'에 나왔던 옛날 음악이 오히려 새롭게 들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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