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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전공하면 개원 못한다"..기피현상 점차 심화
전공의 50%, 타 진료과 개원..환자 안전문제 직결 개선 필요
2015-01-20 17:26:18 2015-01-20 17:26:18
[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의사들의 외과 기피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이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방 병원은 더욱 심각하다. 전공의 부족은 향후 일선에서 수술을 담당할 전문의 부족으로 이어져 환자 안전문제로 직결될 수 있어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외과 기피현상은 이미 8년여 전부터 지속돼 왔다. 이러한 현상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자료제공=병원협회)
외과 전공의 지원 비율은 약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병원협회의 ‘전공의 과목별 모집현황’에 따르면 100%에 달했던 외과 전공의 지원율은 2007년 84.1%로 줄어든 이후 2008년 63.5%, 2009년 64.6%, 2010년 57.4%, 2011년 61.0%, 2012년 62.8%, 2013년 70.9%, 2014년 70.6%로 60~70%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의사들이 외과를 외면하는 이유는 외과가 3D 업종으로 불릴 만큼 어려운 진료과로 분류돼 있을 뿐만 아니라 낮은 의료수가로 보상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의과대학에서 외과를 전공하면 개원은 꿈도 못 꾼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박조현 가톨릭의대 외과학교실 교수는 "외과는 개원 자체가 어렵다"며 "서울에 있는 의대에서 외과를 전공했는데, 서울에 병원을 개원할 수 없다는 것은 의사에게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석구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도 "외과에서 수련을 마친 후 개원을 하더라도 수술을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며 "병원을 개원한 외과 전문의 중 50% 정도가 다른 진료과로 개원한다는 학회의 조사결과가 있다"고 전했다. 의사협회에 따르면 외과 전문의는 2013년 12월 기준 6363명으로 전체 28개 진료과 전문의 중 7.8%를 차지하고 있다.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교육과정이 어려운 것도 한 몫 한다. 이석구 교수는 "1년차 전공의의 경우 일주일에 120~140시간 정도 근무한다"며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주 80시간으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 만큼 수련시간이 줄어드는 부분이 있어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한 전공의도 "일주일에 몇 시간을 근무하지 모르겠다"며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털어놨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톨릭의대가 외과 살리기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 가톨릭의대는 ▲주 80시간 근무 ▲대체인력 확보 ▲4년차 전공의 해외연수 ▲내시경초음파실 파견 근무 ▲인센티브 제공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박조현 교수는 "앞으로 법인 및 의료원 등 상위기관의 지원 하에 전공의 확보를 위한 최상의 수련과 맟춤형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수련과정에서 복지혜택을 늘리겠다"고 전했다.
 
가톨릭의대의 외과 개선은 국내 병원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인 만큼 향후 실제로 현실화가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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