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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인터뷰)CES 2015 폐막, 올해 전자·IT 핫이슈는?
2015-01-14 14:16:20 2015-01-14 14:16:20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앵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열렸던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가 폐막했습니다. 글로벌 기업부터 스타트업 기업까지 총 3600개 업체가 참가해 미래 기술을 선보이는 CES는 지난해보다 기술적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향후 세계 전자·IT업계의 화두가 될 제품과 기술들이 라스베가스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미국 라스베가스 현지에서 CES에 참관한 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와 함께 올해 CES의 화두와 트렌드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CES는 사물인터넷과 드론, 스마트카 등이 각광받았다고 하는데요. 전체적인 동향에 대해 한 번 정리해주시죠.
 
기자: 방금 말씀하신 사물인터넷, 드론, 스마트카 등 최근 몇 년 동안 주목 받아온 융합 트렌드가 좀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번 CES에 대한 가장 정확한 평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홈, 스마트카. 모두 따지고 보면 사물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보다 창조적이고 지능적인 기계를 만들고자 하는 기술적 노력이 지난해까지는 손목시계나 착용형 밴드, 자동차에 한정됐었다면 올해는 스마트볼, 로봇, 드론, 가상현실 기기 등으로 확대되고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역시 더 뚜렷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자동차 기업 부스에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가, 전자기업 부스에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자동차가 전시돼 있는 광경이 그리 낯설게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융복합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꿈의 기술로 불리는 자동운전 기능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는데요. 포드, 벤츠, BMW 등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자동주차 기능을 선보이면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진보한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전국시대를 맞이했다는 스마트폰 시장과 마찬가지로 웨어러블 PC 시장은 '전신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손목시계 말고 벨트, 양말 등 몸에 착용하는 모든 제품이 웨어러블 제품으로 변모하는 트렌드를 관찰할 수 있었구요. 올해 CES 최대의 키워드였던 드론 역시 활용범위가 점점 늘어난 모양새입니다.
 
앵커: 이번 CES 행사를 두고 업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탈가전화'라는 표현인데요. 가전박람회라는 CES의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신기술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던 제품이 드론 아닌가요?
 
기자: 네, CES 이전부터 이미 미래 기술의 상징으로 드론이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행사 주최측인 CEA도 이번 행사의 주연 배우로 단연 드론을 꼽았는데요. 현지에서는 머지않은 미래에 하늘이 전자기기로 혼잡해질 것을 우려하는 시선마저 있었습니다. 그만큼 드론 기술이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통상 드론 강국은 미국이나 이스라엘로 알려져 있지만 올해 CES에서는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드론을 들고 나와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상업용 드론 시장을 중국이 싹쓸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중국 기업들의 기세가 무서웠는데요. 우선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중국 DJI는 조종기의 디스플레이 터치만으로 풀HD급 카메라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는 신형 드론을 선보였고, 헥소 플러스(Hexo+)는 스마트폰으로 조종이 가능한 제품도 내놨습니다. 가장 특징적인 제품은 무려 1000미터 거리까지 원격 조종이 가능한 '플라이호크'라는 제품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벤처기업 바이로봇이 유일하게 CES에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드론 기술력은 세계 10위권으로 꼽히지만 아직은 기업 수나 성장잠재력 측면에서 미국, 중국 등 선두권 국가보다 크게 뒤쳐져 있다는 평가입니다. 주최측인 CEA 측은 내년에 드론의 전시 공간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CEA는 올해 글로벌 드론 시장 규모가 금액으로는 작년 대비 55% 증가한 1억3천만달러(약 1천415억원), 대수로는 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물인터넷 영역 중에서 가장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는 분야가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홈 아니겠습니까? 현장에서 직접 본 사물인터넷 트렌드는 어떤가요?
 
기자: 일단 스마트홈은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전자, IT,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업종을 막론하고 가는 부스마다 스마트홈이라는 단어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특히 기존 연설자로 나선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IoT를 단숨에 세계적인 기술 이슈로 끌어올렸습니다. 윤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5년 후인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전 제품이 IoT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도 사물인터넷 시대를 예언한 바 있지만 세계 최대의 가전 기업인 삼성이 좀 더 구체적으로 사물인터넷 적용 계획을 밝혔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LG전자도 지지 않고 사물인터넷 생태계 확대를 선언하고 나섰는데요. LG전자 고유의 서비스인 홈챗과 새로운 운영체제인 웹OS 2.0을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TV 기능 확대를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삼성과 LG뿐만 아니라 스마트홈을 주력으로 내세운 기업은 많습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도 사물인터넷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데요.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PC에만 들어가던 프로세서가 모든 사물로 확장되는 격이기 때문에 그만큼 주도적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통신칩 시장의 최대 강자인 퀄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물이 스스로 통신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모든 제품에 통신칩과 센서 부품이 들어가야 하죠. 퀄컴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일변도의 사업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중국 기업들을 비롯해 벤처기업들도 스마트홈 시장을 대비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내놨습니다.
 
앵커: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스마트홈 시대가 눈 앞에 왔다는 느낌이 드네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행사의 꽃이나 다름없었던 TV나 감초 역할을 했던 웨어러블 제품 동향은 어떤가요?
 
기자: 그동안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경우 손목착용형 제품이 대다수였습니다. 올해 시장 흐름 역시 웨어러블 제품의 대세는 손목시계형 제품이 될 전망이지만, 조만간 전신 웨어러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에미오타라는 기업은 착용자의 허리 사이즈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되는 스마트 허리띠를 선보였고, 미국의 센소리아(Sensoria)는 운동량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양말을 공개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센서 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점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이나 생활편의형 스마트 기기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반지형 제품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해 CES에서는 반지형 시계제품이나 알람 기능이 있는 단순한 기능에 그쳤다면 올해는 반지로 일부 기기를 제어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일본 기업 로그바는 손가락 움직임만으로 주변 스마트 기기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반지를 내놔 주목을 받았구요. 이밖에도 각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스마트 깔창, 스마트 보청기, 패치형 심박측정기 등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며 웨어러블 기술 진보의 속도를 가늠케 했습니다.
 
TV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디스플레이 선두권 기업들이 가장 진일보한 제품을 내놓으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행사 개막 전날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SUHD TV와 OLED TV로 포문을 열어젖힌데 이어 소니와 파나소닉도 녹록치 않은 기술력을 과시하며 큰 주목을 끌었다. TV 부문에서 세계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SUHD TV를 공개했는데요. 디스플레이업계 화두였던 퀀텀닷 기술을 적용해 색재현성을 OLED TV만큼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LG전자는 퀀텀닷TV가 OLED TV의 모방에 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OLED TV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높은 가격대로 일반 소비자보다는 프리미엄 시장을 노린 제품들인데요. 올해 제품 출시 이후 시장 반응에 따라 두 회사의 승패가 엇갈리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니나 파나소닉은 TV 부문에서는 한국 기업에 다소 밀리는 양상이지만 특유의 광학 기술력을 활용해 4K 영상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캠코더 제품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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