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미리보는2015글로벌)②바닥 없는 추락 원자재..전망도 '흐림'
유가, 내년에도 공급 과잉 지속으로 하락세 이어질 것
금값, 유가 하락·달러 강세에 상승 동력 찾기 어려워
2014-12-30 11:00:00 2014-12-30 11:00:00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올해 글로벌 원자재 가격은 그야말로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22개 주요 원자재를 모아놓은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29일까지 무려 16.85%나 하락했다. 이는 지난 5년간 최악의 성적이다.
 
원자재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슈퍼 사이클'이 끝났다는 진단이 오래전에 나온 가운데, 일각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슈퍼 다운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슈퍼 달러,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가격 하락을 초래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유가는 2008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원자재 가격 하락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올해 글로벌 원자재 시장을 좌지우지한 것은 넘치는 공급이었다"라며 "내년에는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과거와 같은 원자재 시장 호황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 추이(자료=블룸버그)
 
◇곤두박질친 유가.. 내년 전망 어두워
 
올 한해 국제 유가는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올해 초 배럴당 100달러선에서 머물렀던 국제 유가는 지난 7월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해 12월에는 50달러 선까지 고꾸라졌다. 
 
◇최근 6개월 브렌트유 추이(자료=investing.com)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라크 내전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유가를 끌어올리지는 못 했다.
 
원유 공급이 늘어나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수급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가 하락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료=세계경제연구원)
미국에너지정보청(EIA) 전망에 따르면 2015년 글로벌 원유 수요는 일일 9232만배럴로 추정됐다.
 
글로벌 원유 공급이 일일 9275만배럴인 것을 고려하면 43만 배럴의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내년  미국의 석유 생산이 12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 유럽과 일본, 중국까지 경기 둔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 퍼번 호주 뉴질랜드은행(ANZ) 전략가는 "산유량이 줄거나 유럽과 아시아의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내년 상반기 국제 원유 시장은 공급 과잉을 겪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2014년 10월 양적완화 종료 및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원유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2015년 중에 금리를 인상할 전망인 만큼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유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기관별 2015년 평균 유가 전망(자료=블룸버그·뉴스토마토)
 
따라서 전문가들은 연달아 내년 국제 유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내년 WTI 전망치를 배럴당 75달러에서 65달러로 낮춰 잡았고 브렌트유 가격도 내년 배럴당 80달러에서 70달러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유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반기에는 꾸준히 원유 수요가 늘어나 원유 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마침내 균형을 찾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역시 내년 1분기에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6달러를 기록하겠지만 4분기에는 69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고 EIA 역시 유가는 1분기 65달러에서 4분기에는 73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암리타 센 에너지에스펙트 원유 부문 수석 전략가는 "내년은 배럴당 60~70달러 선에서 출발하겠지만 하반기에는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찾으면서 80달러 선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 헤지 매력 떨어진 금 값..가격도 뚝뚝 
 
금 값 역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기준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이어갔다.
 
달러화 강세로 하락 압력을 받을 뿐 아니라 여기에 유가까지 하락하면서 더블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유로존과 일본, 중국에 낮은 물가 압력이 이어지고 있고 유가까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통하는 금의 매력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금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자산 규모는 현재  연초 이후 74억8000만달러가 이탈하며 2009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투자자들이 금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금값은 연초 이후 현재까지 2% 넘게 하락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2008년 이후 연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한 금값이 내년에도 반등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주요 기관별 2015년 금 가격 전망(자료=fool닷컴·뉴스토마토)
 
주요 기관들은 내년 금값을 950달러에서 1225달러까지 다양하게 내다보고 있다.
 
낮게는 950달러까지 금 약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값 상승이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달러 강세 트렌드 역시 금값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 가격이 달러로 표시되는 만큼 달러화 강세는 금 수요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피터 얀코프스키스 오크브룩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현재로서 인플레이션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유가 하락이 디플레이션 압박을 한층 더 높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내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 강세가 심화돼 금값은 더욱더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높게는 1225달러까지 금 강세를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최대 금 수요국에서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최근 인도에서 금 수입에 대한 규제를 해제하면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JP모건은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현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은값은 올해 19%나 폭락하며 금값보다 더 가파른 하락 흐름을 보였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내년에 느리지만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ANZ 역시 "올해 은값 하락폭이 너무 컸다"며 "내년 산업 수요가 견고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 가격은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 마켓 오라클의 전략가인 피터크라스는 은값이 2015년 말에는 20~25달러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에 올해 들어 14% 하락한 구리 가격 같은 경우에는 향후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 개선 신호가 보이지 않는 한 내년에도 구리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스 레이톤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내년 구리 가격을 기존의 톤당 6400달러에서 6217달러로 낮춰 잡았다. 
 
이밖에 올해 플래티넘, 팔라듐, 니켈, 알루미늄 등 귀금속들은 공급 감소 우려로 가격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팔라듐은 내년에도 가파른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5년 곡물 시장 전망, 흐린 가운데 변동성 UP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곡물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인 미국에서 선선한 날씨와 강우량으로 풍작이 이어지면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내년 곡물시장 기상도도 흐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올해 곡물 가격 폭락을 이끈 주요 배경인 과잉공급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세계경제연구원)
미국 농무부(USDA)의 전망에 따르면 2014/15년 시즌 전 세계 곡물 생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4.6600억톤, 곡물 소비는 24.4700억톤으로 곡물 시장이 초과 공급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2015년 세계 소맥 생산량은 7.2000억톤, 옥수수 생산량은 9.8800억톤으로 전망되고 있다.
 
곡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재고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14~2015년(2014년 4분기~2015년 3분기) 글로벌 기말 재고량은 전년 대비 3.9% 증가하고, 기말 재고율은 0.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최근 곡물 시장에 한 가지 큰 변수가 생기면서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바로 중국과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주요 밀 생산국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곡물 수출 제한 조치다.  러시아는 연간 평균 2800만톤의 밀을 수출하는 세계 4위 밀 수출국인데 최근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을 우려해 자국 곡물 공급 확보에 나서기 위해 곡물 수출 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 소식에 올해 내내 하락세를 이어가던 옥수수와 소맥 가격은 10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했고 현재 옥수수와 소맥 가격은 10월 초 대비 30% 폭등한 상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2015년에 국제 곡물가격이 폭등하는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수급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지난 2010년에 있었던 곡물 가격 폭등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한다. 
 
미 식량 농업정책 조사 연구소(FABRI)는 2015/2016년 옥수수 가격 전망치를 지금보다 더 낮은 부셸 당 3.79달러로 제시했다.
 
반면 대두 가격은 부셸당 10달러, 밀 가격은 부셸당 6.01달러가 제시됐다. 이는 11월에 전망한 수치보다 11센트 높아진 것이다.  
 
팻 웨스오프 FAPRI 이사는 "러시아 악재에도 불구하고 공급 우위 장세가 이어지면서 곡물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