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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공감, 아이돌백서)'강한 남자' 강남의 힙합 그룹 MIB
2014-12-23 09:25:41 2014-12-23 09:25:50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예능 좋아하시나요? 예능이라고 하면 어떤 연예인들이 떠오르시나요?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네, 이런 ‘국민 MC’들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이런 굵직굵직한 MC들은 수년 동안 예능계를 이끌어왔고,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요즘 들어 예능계의 트렌드가 조금 바뀌고 있습니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톱 MC들을 중심으로 한 형태의 프로그램 대신 개성 있는 출연자들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이런 바뀐 예능계 트렌드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예능 샛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예능 샛별들 중에는 외국 출신의 연예인들이 유독 많은데요. 우리와는 다른 독특한 사고 방식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일본 국적의 강남인데요. 요즘 워낙 많은 프로그램에서 활약을 펼치다 보니 노란색으로 염색한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 이 친구를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이 친구의 직업이 도대체 뭘까?"라고 궁금해했던 중년팬들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강남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고요, 강남이 소속된 그룹의 이름이 MIB입니다. 4인조 MIB에 대해 살펴보죠.
 
◇왼쪽부터 MIB의 강남, 영크림, 오직, 심스. (사진제공=정글엔터테인먼트)
 
◇'예능 대세'로 떠오른 '강한 남자' 강남
 
1987년생으로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강남은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요. 본명은 나메카와 야스오입니다. 일본인인 강남이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본명인 야스오를 한자로 표기하면 '康男'인데요. 네, 이것이 '강한 남자'를 뜻하고, 소속사 사장님이 '강한 남자'를 줄인 '강남'을 강남의 이름으로 지어줬다고 하네요.
 
강남은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활약을 펼쳤습니다.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 이어 JTBC '속사정 쌀롱', MBC '나 혼자 산다', MBC '헬로 이방인' 등의 고정 자리도 꿰찼는데요. 이 프로그램들을 한 번만 보신다면 요즘 많은 사람들이 왜 "강남, 강남"하는지를 아실 겁니다. 자신만의 매력이 뚜렷하거든요.
 
조금은 어눌한 한국어 발음의 강남은 무명 시절 3422원밖에 안 남아 있는 자신의 통장 잔고를 방송에서 공개할 정도로 숨김 없이 솔직합니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동갑내가 일반인 남성과 전화번호를 주고 받으며 순식간에 친구를 맺을 만큼 살가운 성격을 갖고 있는데요. 아, 각종 예능 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치른 뒤 강남은 한 달 만에 87만 6000원이 된 자신의 통장 잔고를 다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강남을 봐선 그저 유쾌하고 즐거운 친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강남은 MIB에서 메인보컬을 맡고 있고요, 개성 있는 목소리로 메인보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강남. (사진제공=MBC)
 
◇개성 강한 실력파 랩퍼들 오직·영크림·심스
 
MIB엔 강남 외에도 독특한 이름을 가진 멤버들이 많이 있습니다. 강남을 제외한 세 명의 멤버는 모두 팀에서 랩을 맡고 있는데요.
 
우선 팀의 리더인 '오직'입니다. 본명은 김한길이고요. 1988년생으로 강남보다는 한 살이 어립니다. 오직이라는 이름은 본명에서 따온 것인데요. "오직 한길만을 간다"는 뜻에서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오직은 그동안 MIB의 앨범에 싱어송라이터와 프로듀서로서 참여해온 실력파인데요. 최근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은 솔로곡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제목은 '칠링 온 마이 베드'(Chilling on my bed)인데요. 오직의 뛰어난 랩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곡입니다.
 
MIB의 또 다른 멤버은 '영크림'인데요. 본명은 김기석입니다. 크림이라고 하면 생크림이나 영양 크림 같은 단어들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영크림의 이름은 그런 뜻이 아니고요. '크림'은 미국에서 돈을 뜻하는 슬랭(속어)로 쓰이기도 합니다. 영크림은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뜻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MIB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앞으로 꾸준히 활동한다면 많은 돈을 벌 수 있겠죠?
 
그리고 1991년생인 심스가 팀의 막내인데요. 이 이름에 아주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진 않고요. 본명이 심종수입니다. 네, 성이 심씨라서 심스가 됐고요. 심스는 중학생 시절 선배 힙합 그룹인 에픽하이의 노래 '레슨3'를 들은 뒤 힙합에 푹 빠지게 돼 지금까지 랩퍼로서 활발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룹 MIB. (사진제공=정글엔터테인먼트)
 
◇작사·작곡·랩 다 되는 힙합 그룹
 
세대공감, 아이돌백서를 통해 MIB에 대해 소개해드리고 있는데요. 사실 MIB는 요즘 가요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른 아이돌 그룹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는 팀입니다. '아이돌 그룹'이란 타이틀보다는 '힙합 그룹'이란 타이틀이 더 잘 어울리는 팀이 바로 MIB인데요.
 
태생부터 다릅니다. MIB의 소속사는 정글 엔터테인먼트인데요. MIB가 지난 2011년 데뷔했을 당시 이 소속사엔 타이거JK, 윤미래 등 국내를 대표하는 힙합 뮤지션들이 소속돼 있었죠. MIB는 이런 선배들의 뒤를 이을 만한 '차세대 힙합 주자'로 데뷔와 함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MIB의 멤버들은 아이돌로서 단순히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노래의 작사, 작곡 등에 직접 참여하며 힙합 뮤지션으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물론 아직까진 MIB의 노래들이 대중적으로 아주 큰 인기를 얻진 못했습니다. 앨범을 7장 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거두지 못했죠. 그랬던 MIB가 최근 강남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데뷔 3년 만에 비로소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작사, 작곡, 랩 등 탄탄한 음악적 실력을 갖춘 팀인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가 됩니다.
 
MIB의 최신곡은 지난 3월 발표된 노래인 '치사 바운스(Bounce)'인데요. “작년에 왔던 MIB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치 치 사 Bounce 우린 우리식대로 가련다”라는 센스 있는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고요. MIB는 이 노래를 통해 "있는 사람들이 더 한 세상이지만 우린 우리 식대로 갈 길을 가겠다"는 포부를 나타냅니다. MIB가 어떤 매력을 가진 힙합 그룹인지 이 곡을 통해 확인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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