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 (사진제공=tvN)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미생> 초반부 등장부터 폭발적이었다. 웹툰에서 한석율이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에 자신감이 넘치는 행동과 제스처, 허세 가득한 모습까지 변요한의 얼굴은 웹툰의 한석율 그대로였다.
"요령만 부릴 줄 아는 놈"이었던 밉상 캐릭터부터 '현장'을 중시할 줄 알고, 동료를 사랑하고, 불의 앞에 정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비치는 굳은 심지의 한석율까지 <미생>에서의 변요한의 연기는 신예답지 않게 다채로웠다.
극 초반 오상식(이성민 분)을 비하하며 장그래(임시완 분)와 다툴 때만해도 그는 '불호' 캐릭터였다. 하지만 장그래와 호흡을 맞췄던 PT시퀀스에서 청심환을 찾을 때 동정을 불러일으키더니, 장그래가 신입으로 뽑혔다는 소리에 'YES'를 외친 이후부터는 그는 '극호' 캐릭터가 됐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경례 포즈와 함께 '배꼽인사'를 하며 누구보다도 빨리 정보에 귀를 열고 상사의 비위에 맞는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낼 때는 "그래. 저런 친구 어디서든 볼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안영이(강소라 분)를 괴롭히는 하대리(전석호 분) 뒤에서 괴상망측한 표정을 지을 때는 귀여웠다. 성대리(태인호 분)와의 싸움에서 패배했을 때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미생>이 방영된 지난 10주 동안 변요한은 그 어떤 배우들보다도 다양한 색깔을 가진 한석율을 연기해 냈다.
대중에게는 <미생>이 변요한을 알린 작품이지만 이미 그는 독립영화계에서 소문이 자자한 배우였다. 3년 전 <재난영화>와 <토요근무>를 시작으로 <까마귀 소년>, <목격자의 밤>, <들개> 등에 출연했고, 지난해 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소셜포비아>에도 주연으로 얼굴을 내비친다. 이 영화는 내년 3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은 변요한에게 <미생>의 사무실은 그의 역량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무대였다. 힘겹게 찾아온 기회에서 변요한은 100%의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냈다.
<소셜포비아>를 연출한 홍석재 감독은 변요한을 두고 "동물적인 감각이 있는 배우"라고 칭했다.
"실제 성격만 놓고 보면 한석율과 굉장히 닮아있어요. 쾌활하고 활발한 모습이 그래요. 연기적인 모습을 보면 자신의 에너지를 펼치는데 굉장히 능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동물적인 감각이 있는 것 같아요. 엄청 창의적이에요. 사실 <소셜포비아>에서 변요한이 맡은 역할은 장그래에 가까운데, 요한이의 의견과 창의성으로 더 폭넓고 풍성한 캐릭터가 됐어요. 요한이 덕분에 엄청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온 것 같아 고마워하고 있어요."
변요한에 대해 짧게 코멘트를 해달라는 말에 홍석재 감독은 짧지 않은 의견을 내놨다. <미생>에서 보여줬던 대로 <소셜포비아>에서도 변요한은 훌륭한 연기를 펼친 듯 하다.
<미생>에서 더할 나위 없었던 변요한. 그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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