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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증시전망)③정유·화학업종, 유가하락 '중장기 호재'
"정유업종, 수요 증가로 인한 정제마진 확대"
"화학업종, NCC업체·중소형주 수익률 호조 예상"
2014-12-16 11:00:00 2014-12-16 12:37:25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막바지에 다다른 2014년 증시. 올해도 국내 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환율과 유가 악재에 발목잡힌 코스피의 2000선 안착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에도 악재는 시장을 짓누를 전망이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와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이 자리하면서다. 상장사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어 불확실성을 더한다. 반면 배당 증가 가능성과 중국 성장에 따른 수혜 등 호재도 공존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안개속에 가린 내년 증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주요 업종별 전망을 심층 진단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올해 정유·화학업종은 국제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환율 하락까지 실적 부진을 거들었다.
 
화학업종 주가는 10월 이후 9%가까이 하락하며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정유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0.5배대로 낮아진 상태다.
 
하지만 막상 내년 시장 전망은 어둡지 않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정유업종의 이익 충격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는 수요 증가로 인한 정제마진 확대와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다.
 
화학업종 역시 4분기 계절적 비수기와 맞물려 원재료 하락에 따른 제품가격이 떨어지면서 단기적인 주가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하지만 내년 1분기부터는 원재료 하향 안정화에 따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가 급락으로 수요 증가 기대..정제마진 회복 '긍정적'
 
일단 정유사의 올해 4분기 실적은 유가급락으로 인해 부정적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약 4000억원의 대규모 재고평가손이 발생했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환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S-Oil 역시 3분기 710억원 규모의 재고평가손실이 났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대체적이다. 한국 정유사는 수출 의존형이기 때문에 저유가와 고환율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정유설비 증설·가동이 감소한다면 중장기적으로 한국 정유사에게 긍정적일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셰일오일, 천연가스 등 대체재의 수익성 감소도 석유업체에 긍정적인 이슈"라고 설명했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달러 강세기조가 완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정유·화학 업종 수익성 지표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가 하락은 수요 증가를 불러와 이익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역사적으로도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하향 안정되는 경우 더 강한 수요 증가를 보여왔다.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수록 소비자의 유류 소비 수요는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정제마진의 상승으로 이어져 이익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저유가로 인해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 주요 신흥국의 구조적인 석유제품수요 증가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감소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구조적으로 수요 증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라자일렌(PX) 마진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유사의 주요 사업부문인 석유화학 사업의 핵심 제품인 PX 글로벌 신증설 규모는 올해 연간 680만톤에서 내년 180만톤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점진적인 공급과잉 흡수를 통한 석유화학사업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제마진 상승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제마진 반등은 동절기 계절적효과, 유가 급락에 따른 제품 가격 전가 지연 현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승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 반등은 올해 대비 내년 이익 반등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이긴 하지만 대규모 재고평가 손을 제외한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에 불과하다"며 "정유사업부문의 구조적 흑자를 기대케 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가의 변곡점은 내년 중순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재철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된다면, 달러 강세기조도 완화될 수 있기 때문에 유가의 하락 압력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톱픽으로는 S-Oil(010950)SK이노베이션(096770)이 제시됐다. 정제 마진 개선과 PX 수익성 회복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화학업종, 유가 안정되면 수급개선"..중소형주 '주목'
 
전문가들은 화학업종에 대해 내년 초까지 당분간 보수적 투자전략을 조언했다. 유가의 하방경직성이 좀 더 확보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다만 내년부터 유가 급락세가 완화된다면 실적 개선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세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에서 올해 추정실적은 예상치에 못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내년 들어서 유가 급락세가 완화된다면 수급이 견고한 가운데 비교적 뚜렷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나프타 가격 하락과 설비투자 감소의 결과로 공급증가가 둔화되면서 석유화학제품들의 가격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중국의 경제 정책기조가 화학산업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 금리 인하로 시진핑 정부의 경제 변화가 시작됐다"며 "중국 정부의 투기 억제 기조가 완화된다면 합성섬유 계열 제품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저가 납사 투입으로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측면에서 경질유와 컨덴세이트 생산 증가로 납사 수율이 올라가고 있으며, NCC 증설 감소로 납사 수요의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며 "향후 납사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NCC업체에게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내년 NCC 석유화학업체는 에틸렌 공급부족에 원료인 나프타 가격 하락까지 예상되면서 설비 증설이 없는 NCC업체의 영업이익은 20~30% 정도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프타가격 하락의 수혜가 가능한 롯데케미칼(011170), LG화학(051910)이 톱픽으로 제시됐다. 금호석유(011780)의 경우 투자 감소 사이클 진입에 따른 공급 부담 완화, 상대적인 원가 경쟁력 회복 등으로 추천주로 제시됐다.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근 유가 급락에 따라 가치 평가에 노출된 화학 대형주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중소형주 최선호주로는 휴비스(079980)SK가스(018670)가 제시됐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높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거나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배당수익을 바탕으로 섹터 내에서 상대적인 매력이 중소형주 수익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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