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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A 업계, 수요부진에 '감산' 극약처방
파라자일렌, 손익분기점 턱걸이..'옥석 가리기' 진행 중
2014-12-08 17:00:12 2014-12-08 17:00:23
◇출처=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수요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업계가 감산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경기침체 국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수급조절에 나섰다.
 
8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PTA 생산 기업인 이셩석유화학은 이달 초부터 중국 전역에서 감산을 단행해 전체 PTA 설비 가동률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산 규모는 닝보 연산 225만톤, 대련 375만톤, 하이난 200만톤 등 업계에서 파악한 것만 800만톤에 달한다.
 
다른 PTA 업체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최대 화섬 기업인 헝리와 시앙루케미칼은 이달부터 각각 220만톤, 450만톤 규모의 공장 가동을 중지한다.
 
국내에서는 SK유화가 지난 7월 52만톤 규모의 설비를 가동중단한 것을 비롯해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 PTA 공장 가운데 일부를 PIA(이소프탈산)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PTA 전체 생산규모는 60만톤을 기록하며 기존 105만톤 대비 43%나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PTA업체들이 감산에 나선 배경으로 중국의 수요부진을 지목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전방인 합성섬유와 페트(PET) 필름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중간재인 PTA 업체에도 악재가 되고 있나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 폴리에스터 업체들의 가동률은 12월 현재 81%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폴리에스터는 합성섬유의 원료로 통상 겨울철에는 의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가동률이 상승하는데, 올해는 계절적 효과가 미미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성섬유의 최대 생산처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PTA 등의 수요도 부진하다"면서 "특히 올 겨울은 의류 소비가 줄면서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PTA의 원료가 되는 파라자일렌(PX) 역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감산행렬이 줄을 잇는 PTA 업계와 달리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이다. 제품(PX)과 원료인 나프타 간 가격 차이를 의미하는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BEP)을 간신히 웃돌며 원가경쟁력이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5일 기준 PX와 나프타의 스프레드는 358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PX 업황이 양호했던 지난해 2월 평균 스프레드(589달러) 대비 61%에 불과한 수준이다.
 
통상 업계에서는 스프레드가 250달러 이상을 넘어야 BEP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상황은 손익분기점을 턱걸이 하는 수준을 유지하며 업체마다 버티기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관련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증설이 주춤한 점도 뜻밖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로 중국 내 PX 공장 증설이 난항을 겪으면서 당분간 생산시설이 추가되기는 힘들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 상반기 SK와 삼성토탈이 총 330만톤의 신증설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상업 생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업체 간 증설 대신 원가경쟁을 통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PTA의 경우 중국의 자급률이 150%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포화상태인데 반해 PX는 공급과잉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면서 "PX 가격은 앞으로도 손익분기점을 턱걸이 하는 수준을 유지하며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이 정리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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