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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몬스터, 또 지분매각설..취약한 경영권 발목?
2014-12-01 17:09:42 2014-12-02 10:08:53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 기업인 티켓몬스터가 또 다시 지분매각설에 휩싸였다. 모회사 그루폰은 최근 실적을 발표하며 “티켓몬스터의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간사 선정 등 실제 매각과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악화와 재무적 문제 탓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에 티켓몬스터 홍보팀은 “국내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 내에서 좀 더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고자 (일부 기업에) 투자안내서를 보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사실 티켓몬스터의 지분매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신현성 대표 포함, 창업멤버는 2011년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리빙소셜에 지분 100%를 3000~4000억원 규모로 넘긴 바 있다. 당시 회사측은 “시장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가운데 강력한 파트너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 리빙소셜 사이트 (사진=리빙소셜)
 
당시의 이같은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앞으로 성장성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티켓몬스터는 구글에 인수된 유튜브처럼 더 큰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일부러 ‘소셜커머스 원조’라 할 수 있는 그루폰의 제안도 뿌리치고 가장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리빙소셜과 손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한쪽에서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 경쟁사 대표는 “다른 기업에 인수가 된 순간 창업자와 경영진은 한명의 직원이 된다”며 “자유로운 경영이 제약받는 동시에 본사 분위기에 따라갈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결과론적으로는 후자의 의견이 맞았다. 이후 리빙소셜은 사업확장에 실패하며 급격한 사세위축을 겪었고 불똥은 자연스럽게 티켓몬스터로 튀었다. 회사 내부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반농담조로 “지원이 적어 우리 ‘엄마아빠(리빙소셜)’가 돈이 없는가 보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사이 경쟁사는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특히 쿠팡은 거래액, 투자, 재무 등 많은 부분에서 눈부신 성과를 보이며 티켓몬스터를 압박했다.
 
그러던 2013년 11월 또 하나의 빅뉴스가 들려왔다. 티켓몬스터가 그루폰에 다시 매각됐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에릭 레프코프스키 그루폰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길 수 없으면 친구로 만들라”는 서양속담을 인용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우선 매각가가 3000억원 이하로 리빙소셜에 팔렸을 때보다 낮았다. 아울러 과거 신현성 대표가 그루폰에 대해 “(업무방식과 기업문화가) 우리와 맞지 않아 인수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한 것을 돌이켜봤을 때 생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 인수합병 기자간담회 (사진=티켓몬스터)
 
시장상황은 티켓몬스터에게 더욱 각박해졌다. 쿠팡에 이어 한참 밑이라고 생각했던 위메프조차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대규모 마케팅 경쟁을 선언했고,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여갔다.
 
업계에서는 혹시 그루폰도 리빙소셜처럼 손을 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티켓몬스터측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모회사 전체 사업에서 티켓몬스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며 1조원의 현금을 갖고 있는 그루폰은 언제든지 우리를 지원할 준비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루폰 사업현황을 살펴보면 썩 그렇게 좋진 못하다. 그루폰 IR자료에 따르면 분기 매출액 추이가 7000~8000억원 수준에서 답보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켓몬스터 전직 관계자는 회사가 연 거래액 2조원 규모로 성장한 것에 대해 자긍심을 표하면서도 취약한 경영권 문제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장기적 성장과 배치되는 본사(그루폰) 지시가 많다”며 “앞으로 소셜커머스 시장은 결국 ‘돈싸움’으로 전개될 텐데 경쟁사와 비교해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즉 지금까지 회사 대내외 상황을 종합했을 때 이번 지분매각설은 결코 호재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지분매각을 일찍 하지 않고 좀 더 체계적인 투자계획을 세웠더라면..” 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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