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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금융강좌)⑧우리나라의 돈은 어떻게 돌고 돌았나
이혜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 차장..자금순환표의 이해
2014-11-27 08:44:02 2014-11-27 08:44:02
<오늘날 금융경제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습니다. 경제기사를 읽어도 알아들을 수가 없고, 진짜 필요한 실물 경제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아 '몰라서' 당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는 금융경제라는 복잡하고 낯선 영역을 어느정도는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 20년 역사를 가진 한국은행 금요강좌가 있습니다. 통화정책, 경제전망, 금융안정 등 경제 및 금융 각 분야의 주제를 기본지식 뿐 아니라 관련정책까지 아우르는 깊이있는 교육인데요. 이 강좌는 400여석 강의 자리가 10분내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참석하기 어려운 여러분들을 위해 경제기자가 직접 수업을 듣고, 생생한 강의 현장을 전달해드립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금융자산은 총 1경2630조원, 금융부채는 총 1경302조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이처럼 돈이 돌고 돌면서 실물 거래나 금융 거래가 얼마나 원활하게 일어나는지 볼 수 있는 통계가 있습니다. 바로 '자금순환표'인데요. 국민경제 내에서 발생한 다양한 금융활동이 경제주체 간에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고,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 활동과는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알 수 있는 계정입니다. 오늘은 이혜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 과장(사진)과 '자금순환으로 본 우리나라의 금융구조'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자금순환표, 전체적인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계정
 
자금순환표는 산업적 유통이라는 자금과 금융적 유통 자금 흐름을 함께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기업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가계는 기업에서 일한 대가로 월급을 받아 소비를 하죠. 또 가계와 기업은 부족한 자금을 금융기관에서 대출하거나 남은 잉여금은 예금을 해서 전체적인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등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전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표는 경제부문과 거래형태로 나뉩니다. 먼저 경제부문은 금융, 일반정부, 비금융법인, 가계 및 비영리단체, 국외 등 5개 대부문으로 구성돼요. 이 중 비금융법인은 생산과 투자의 주체로서 투자가 저축보다 많은 대표저인 자금부족 주체입니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월급을 받아 소비 뿐 아니라 저축도 많이 하는 주체인만큼 대표적인 자금잉여 부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축에서 투자를 뺀 나머지를 자금잉여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국외부문은 국제수지와 다르게 외국 입장에서 기록을 하고 있는데요. 최근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국외부문의 자금부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금융법인은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자금중개 역할을 하고 있고요.
 
◇지난해 금융자산 1경2000조원..금융연관비율 사상 최고
 
 
그렇다면 실제로 자금순환표는 어떻게 볼까요? 이 표는 2012년 자금순환표인데요. 이 표에서 비금융법인을 볼까요. 비금융법인은 대표적인 자금부족 주제인데요. 영업잉여를 통해 264조원이 생겼는데 330조를 운용했죠. 결국 마이너스 66조 자금부족이네요.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72조원의 자금잉여가 생겼고요. 이 표에서 운용은 금융자산을 말하고, 원천은 금융부채를 말합니다. 상세자금순환표라는 것도 있어요. 자금순환표가 경제부문이 어떤 금융상품 형태로 운용했는지를 볼 수 있다면 상세자금순환표는 어떤 부문이 어떤 부문으로부터, 또 어떤 상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운용했는지 알 수 있는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예요. 이 표는 공식적으로 작성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추진될 예정입니다.
 
자금순환표는 올해부터 개정이 됐는데요. 2008 SNA라는 새로운 국제기준을 적용하게 됐어요. 그동안 이전 버전인 1993 SNA를 사용했는데 15년 동안 금융산업이 환경과 변화를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거죠. 개편 주요내용으로는 기존의 금융부문 분류를 5개에서 8개로 세분화했습니다. 투자펀드와 보험기관, 연금기금을 구분했고요. 전속금융기관 및 대부업체를 추가시켰습니다.
 
 
우리나라의 금융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게 자금순환표라고 계속 말씀드렸는데요. 금융자산은 지난해말 1경2000조원정도인데 금융연관비율은 8.5배 정도입니다. 이 비율은 금융산업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데 2007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가계가 금융기관서 빌린 돈은 15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크게 늘어났는데요. 소비 위축으로 가계가 올해 2분기에도 지갑을 열지 않은 것으로 보이네요.
 
 
 김하늬 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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