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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모뉴엘 '대출로비' 사건 금융권 정조준..전방위 수사
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 임직원 잇따라 체포
前무역진흥본부장도 출금..은행권 전반 '긴장'
2014-11-26 19:07:02 2014-11-26 19:07:02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MONEUAL)을 수사 중인 검찰이 모뉴엘의 허위 수출채권으로 대출을 해준 금융업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범기)는 26일 모뉴엘에 대출 지급보증을 해주는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무역보험공사 허모(52) 부장을 체포했다. 
 
검찰은 또 이덕훈 현 수출입은행장의 비서실장 서모(54)씨를 대출담당 부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출한도 증액 관련 청탁을 받고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로 이날 오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수출입은행은 그동안 보증이나 담보 없이 모뉴엘에 1135억원의 신용대출을 집행했다.
 
검찰은 1조 2000억원 규모의 관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홍석(52) 모뉴엘 대표 등 경영진에 대한 수사 기록을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노정환)로부터 넘겨받아 금품로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모뉴엘 측이 허씨를 비롯해 공사 전·현직 직원 여러명에게 금품 로비를 한 것으로 보고 이모(60) 전 무역진흥본부장 등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본부장은 모뉴엘에 대한 보증서 발급을 허가할 수 있는 중소중견기업사업1부 담당 임원이었다는 점에서 모뉴엘의 지속적인 관리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2009년 공사에서 모뉴엘 담당 전자기계화학팀장으로 근무한 정모(47) 전 영업총괄부장은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 사표를 내고 외국으로 도피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KT ENS의 이름도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KT ENS는 200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7년여 동안 모뉴엘로부터 홈시어터(HT) PC 등을 구매해 해외 업체에 유통했다. 이 과정에서 모뉴엘은 KT ENS에서 2000억원대 규모의 수출채권을 발행받아 금융권에 할인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보험공사는 대출에 보증을 서줬던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3000억원대를 날릴 위기에 처하자 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모뉴엘이 허위·위장 수출을 반복해 금융권에서 빌린 뒤 갚지 않은 담보·신용대출 규모는 6700억여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 1500억여원, 산업은행 1250억여원, 외환은행 1090억여원, 국민은행 760억여원, 농협 750억여원 등의 대출잔액이 있다. 검찰은 관련자 소환조사와 압수수색, 계좌추적 등을 통해 수사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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