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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대우증권 사장선임 '잡음' 유감
2014-11-11 08:50:21 2014-11-11 08:50:23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낙하산을 피하고 내부 실력있는 인사가 사장에 오르는 전통을 만들 다시 없을 기횝니다. 그런데 내·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태를 보면 정말 가관이예요. 이럴 거라면 차라리 낙하산을 꽂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돕니다."
 
KDB대우증권 한 임원의 말이다. 모두가 원하던 내부 사장 배출을 앞두고 대체 무슨 얘기인걸까.
 
대우증권은 벌써 두 차례 사장선임 결정을 미뤘다. 그러고도 그 석연치 않은 배경에 대해선 누구도 납득할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선지연은 회사 안팎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후보자들이 너나 없이 큰 상처를 입고 있다. 후보로 압축돼 있는 이영창 전 부사장, 홍성국·황준호 부사장 등을 두고 "인사검증상 리스크 요인이 있다", "실세 금융인 모임 멤버로 외부 힘을 끌어들이고 있다", "친분이 깊은 유력자 모씨가 이곳저곳을 통해 밀어주고 있다"는 식의 밑도 끝도 없는 얘기들이 돌고 있다.
 
특히 치명적인 흑색선전은 유력 후보로 꼽히는 한 후보에 집중되고 있다. 
 
이른바 '꽃바구니 사건'이니 '검찰 수사설' 등이 정보지 형태로 여의도 증권가에 무차별적으로 뿌려지고 있으며, 급기야 한 신생언론은 이 후보의 '후보직 사퇴' 보도까지 냈다. 
 
지난달 말 사추위가 갑작스럽게 사장 결정을 미룬 것에 대해서도 결정이 임박한 시기에 비리의혹 투서가 접수됐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6일 발표된 대우증권 노조의 성명을 보면 이런 의혹들은 이후 감사실 조사를 통해 모두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 누군가 판을 흔들려고 조직적으로 '설'을 유포하고 있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게 된 배경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비리검증에 부담을 느낀 한 후보자가 도중 사퇴했다는 등의 루머로 인선과정이 혼탁해지고 있다"며 "이래서야 누가 되든 인사 이후가 더 걱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부 갈등과 분열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내부 인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줄이 세워지고 "누가 되면 어느 라인은 날아간다"는 식의 험악한 분위기가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다. 오죽하면 "차라리 낙하산이 낫겠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차기 대우증권 사장 선임을 위한 주총은 오는 12월12일로 정해졌다. 통상 사장 후보자를 임시주총 2주전에 이사회를 열어 정하는 만큼 이달 27일 이전에 후임 사장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좋은 기회다. 공채출신 사장 탄생으로 직원들의 사기도 오를 터다. 그간 산은지주 계열인 대우증권 사장직이 외부 출신 몫이었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새 수장을 뽑는 작업이 더 이상의 잡음 없이 순리대로 이뤄질지 걱정스럽다. 근거없는 비방이나 마타도어 등 판을 혼탁하게 만드는 세력들에 대해 내부 구성원들이 비상한 각오로 눈을 부릅뜨지 않는 한, 모처럼 찾아온 기회는 사라지고 다시 외부에서 수장을 결정해 내리꽂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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