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이앤씨 전 대표 "조현룡 의원에게 1억 건넸다"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표이앤씨 이 모 전 대표가 "조현룡 의원이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한 후 1억원을 건넸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부장) 심리로 31일 열린 철도부품 제작업체 뇌물수수혐의로 기소된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69)에 대한 첫 공판에서 이 전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이날 진술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1년 처음 만났다. 이 전 대표는 사전제작형 콘크리트궤도(PST) 제작업체인 삼표이앤씨 대표였고 조 의원은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이후 같은해 12월8일 이 전 대표는 조 의원을 서울 한 식당에서 만나 1억원을 건넸다. 조 의원이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한 직후다.

 

이 전 대표는 "조 이사장을 밖에서 보는데 그냥 나가기 허전해서 와인 2병을 구입했다"며 "여기에 1억원을 담아서 조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PST 국산화 과정에서 도움받은 게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있었고 훌륭한 분이 국가에 기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회의원 활동으로 인해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1억원을 준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피고인 반응은 어땠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는 "조 의원이 잘 쓰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는 치밀함을 보이기도했다. 그는 "쇼핑백을 가지고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면 운전기사의 의심을 살 것 같아서 와인가게에서 쇼핑백 두개를 받아 마치 하나인 것처럼 가졌다"며 "돌아올 때는 뭐라도 담아 손에 들고 오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 측은 "부정청탁을 받은 적이 없고 특혜를 준 사실도 없다"며 이 전 대표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부인했다.

 

또 "6000만원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며 "국회의원이 직접 민원인을 만나기 어려울 경우 다른 사림이 대신 만나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전 대표도 그 중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대표에 대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진행된다.

 

조 의원은 삼표이앤씨로부터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성능검증을 통과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철도건설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입법 활동에 대한 대가로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이 지난 8월 구속전피의자심문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청사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