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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전초기지 중국·홍콩 매장을 가다
젊은층 겨냥한 색조화장품 인기..설화수는 이미 명품 반열
2014-10-26 13:47:45 2014-10-26 13:47:45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어서오세요, 자연주의 화장품 이니스프립니다."
 
지난 21일 중국 상하이의 명동이라 불리는 최대 번화가 난징동루(南京東路) 한복판에서 익숙한 한국 말과 함께 낯 익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불과 20m 간격을 두고 위치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매장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두 매장 모두 30평 내외의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평일에는 2000여명, 주말에는 3000~4000여명 가량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에뛰드 매장은 이곳에 들어선 지 불과 두 달 남짓임에도 불구하고 월 5억원대 매출을 올릴 정도로 초반부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원브랜드 로드숍 매장이 아직 낯선 중국인들에게 공주풍으로 꾸며진 에뛰드만의 독특한 브랜드 콘셉트와 알록달록 다양한 색상이 구비된 메이크업 제품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였다. 주로 20대 초중반 중국 여성들이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에뛰드하우스는 주로 20대 초중반 여성들이 주요 고객으로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을 테스트해 보고 있다.(사진=김수경기자)
 
이날 만난 쉬쥐옌(여·23)씨는 "한국 드라마와 아이돌그룹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브랜드를 접하게 됐고, 특히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요즘 한국 연예인들의 투명하고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따라하는 것이 인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곳에서는 많은 제품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점원들이 메이크업 기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을 해줘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아직까지 기초 스킨케어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고, 색조제품에 대한 인식이나 수요가 크지 않은 단계다. 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착안해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색조 메이크업 제품에 강점이 있는 에뛰드를 지난해 본격 론칭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통관세와 소비세가 붙다 보니 보통 한국보다 제품가격이 2배 내외로 높게 책정돼 한국과는 다르게 중저가 라인이 아닌 중가대로 포지셔닝 돼 있다. 대부분은 한국에서 들여온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일부 색조제품의 경우, 중국인들의 피부색에 어울리는 색상을 추가하는 등 몇몇 상품은 중국 로컬 전용상품으로 선보이는 점이 특징적이다.
 
상하이, 베이징, 성도, 광저우 등을 중심으로 내년에는 30여개 매장을 추가로 더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관계자는 'K-bauty' 대표 메이크업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지속적인 마케팅, 매장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며,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난징동루 매장은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신성장동력 브랜드로 꼽히는 이니스프리 매장 역시 중국인 뿐 아니라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청정섬 제주와 제품스토리를 통해 '자연주의 화장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굳힌 때문인지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찾게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매장 곳곳에 제주를 상징하는 돌하르방, 바닷가 사진 등을 곳곳에 배치해 제품 콘셉트를 알리기 위한 노력들이 엿보였다.
 
◇상하이 난징동루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매장에서 제주도의 청정원료 사용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알리기 위해 매장 곳곳에 제주도를 상징하는 소품들을 배치했다. (사진=김수경 기자)
 
리졔멍(여 ·20)씨는 "중국은 환경오염 때문에 물과 공기가 나빠 사실 물이 주원료인 화장품의 경우, 중국 로컬제품 보다는 한국산 제품에 대해 더 큰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특히 이니스프리는 청정원료를 사용한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기초스킨, 수분크림, 팩 같은 제품을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 그린티 씨드 세럼', '화산송이 모공마스크'가 이곳의 대표 히트상품이다. 매장에서는 베스트 상품만을 따로 묶어 세트상품으로 구성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매장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20~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 잡으면서 론칭 이후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인 제주의 천연원료로 만든 자연주의 화장품 컨셉과 아모레퍼시픽의 연구개발, 생산기술에 대한 신뢰도 역시 매력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2012년 상해에 첫 글로벌 매장을 오픈한 이후, 상해지역 대형쇼핑몰과 백화점 등에 8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작년에는 북경과 선양지역에도 진출하며 견고하게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이니스프리의 주고객층은 20-30대 여성으로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선호도다 높은 것이 특징이다.(사진=김수경기자)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시장의 창이라 할 수 있는 홍콩시장에도 지난 2001년 발을 내딛은 이후 사업성과를 거두고 있다.
 
홍콩 최고급 백화점에 라네즈를 론칭한 이후 24개의 매장을 확보한데 이어 고가라인인 설화수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중 설화수의 최초 진출 국가로 홍콩을 선택한 것도 글로벌화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홍콩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설화수의 신화를 쓰겠다'는 아모레퍼시픽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설화수는 고급 한방원료로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콘셉트에 맞게 고급 쇼핑가를 중심으로 최고급 상권에 위치하고 있다.
 
고급 명품 매장이 즐비한 쇼핑 명소 하버시티 내에 위치한 설화수 매장은 스파와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 눈에 봐도 최고급 시설과 상류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 90여분간 서비스를 받는 그액이 17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다.
 
◇홍콩 하버시티 내에 위치한 설화수 스파 매장. (사진=김수경 기자)
 
이곳을 찾은 펑(여·25)씨는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인 랑콤이나 에스티로와 같은 고가라인에 속하지만 한방원료를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품질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인식에 최근에는 설화수 제품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이곳은 제품 뿐 아니라 한국의 전통 한방 피부관리 비법 등을 체험할 수 있어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설화수는 매장 수 확대를 통한 대중적 접근보다는 상류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되는 것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
 
피온 입 아모레퍼시픽 홍콩법인장은 "홍콩은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곳으로 홍콩에서의 성공은 향후 미주, 일본과 같은 선진시장 진출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판단한다"며 "아시아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에서 확고한 리더십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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