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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여성공무원도 육아휴직 30% 밖에 사용 못해
2014-10-24 08:30:00 2014-10-24 08:30:00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고용노동부 직원들 역시 법에 보장된 육아휴직 기간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뉴스토마토>가 고용부와 소속 지방청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 본부 여성공무원들의 육아휴직 사용 기간은 법에 보장된 기간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현행 공무원법상 여성공무원들은 육아휴직을 3년 간 사용할 수 있는데 본부 소속 여성공무원들의 실제 사용 기간은 1년으로 집계된 것.
 
안전행정부의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오는 2015년 말부터는 남성공무원들에게도 육아휴직 기간이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확대 적용되게 됐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공무원들도 여타 사기업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승진 등 인사에서 겪을 불이익을 염려해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장기휴직을 쓰면 승진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것을 염려해 특히 본부에서는 육아휴직을 알아서들 짧게 쓰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승진 경쟁이 심한 본부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본부와 지방청 6곳 가운데, 본부 소속 여성공무원들의 육아휴직 기간이 1년으로 가장 짧았다. 지방청별로는 ▲광주(1년3월) ▲부산과 대구(각 1년6개월) ▲서울과 중부(각 1년7개월) ▲대전(2년) 등의 순으로 육아휴직이 법적 사용 가능 기간보다 짧게 사용됐다.
 
여성공무원에 '육아휴직 3년'이 보장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다. 올해로 7년째를 맞은 것인데, 여전히 정착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때문에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아빠 육아휴직 3년' 역시 실효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부부공무원의 경우 대부분 여성이 육아휴직을 쓴다"며 "고용노동부라고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공무원 수가 본부에서 유독 적은 것도 눈에 띄었다. 고용부 소속 여성공무원 수는 ▲부산(829명) ▲중부(765명) ▲서울(742명) ▲대구(269명) ▲대전(227명) ▲광주(232명) ▲본부(192명) 등의 순이다.
 
정부청사 본부가 세종으로 이전한지 얼마되지 않은 탓에 인프라가 부족해 여성공무원들이 본부 근무를 꺼린다는 점을 일부 감안하더라도 여성공무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안전행정부의 '2013년 국가공무원 인사통계'에 따르면, 고용부 소속 공무원 수는 총 6174명. 이 가운데 여성은 3156명으로 절반(51.1%) 수준이다. 교육부(67.7%) 여성가족부(63.5%) 보건복지부(55.7%), 식품의약품안전처(53.3%) 다음으로 정부 부처 중 5번째로 많다.
 
그러나 본부만 보면, 고용부의 여성공무원 수 비율은 35.1%에 불과하다. 소속기관(58.4%)에 견줘 23.3%포인트나 적은 수치다. 승진 등에 유리한 중앙 본부에 여성공무원 수가 유독 적게 배치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세종청사 이전 뒤 행시 고득점자들의 선호 부처도 과거 기재부에서 금융위 등 서울에 위치한 기관으로 넘어간지 오래"라면서도 "한 부처 내에서는 본부에 있는 것이 승진에 유리하다보니 여전히 본부를 자원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고용노동부 직장내 성희롱 예방 교육에 이기권 고용부 장관이 참석해 수업을 듣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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