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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시사회에서 확인된 '가짜 엑소팬'과 '진짜 엑소팬'
2014-10-23 13:54:56 2014-10-28 13:35:28
◇도경수 (사진제공=명필름)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기자가 아니신 분들은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행사진행자가 약간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지난 22일 열린 영화 <카트> 언론시사회 현장에서는 이례적인 돌발사건이 발생했다. 엑소 팬이 난입했다는 것이다. <카트>에는 엑소의 멤버 도경수가 출연한다. 영화가 끝나고 곧바로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데, 이날 엑소팬으로 보이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행사가 10여분 늦춰졌다.
 
일반적으로 언론 시사회의 앞자리는 사진기자들에게 배정된다.
 
더 구체적으로 따지면 앞자리의 우측이냐 좌측이냐, 혹은 중앙이냐에 따라서 더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는 기회가 달라지기 때문에 사진기자들은 자리 확보에 신경을 쓴다. 이날 행사는 선착순으로 자리가 배정돼,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먼저 행사장을 사진기자들도 많았다.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던 행사였지만 의외의 문제가 발생했다. 사진 촬영에 가장 명당이라고 할 수 있는 자리에 생소한 얼굴의 사람들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론시사회의 앞자리는 특히 사진기자들을 위해 배정된 자리인데, 기자가 아닌 사람들 때문에 사진기자들이 자리를 잃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행사장에 들어올 수 있었을까. 행사를 주최한 영화 홍보사 영화인 관계자는 "가끔씩 팬들이 매체의 기자처럼 명함을 만들어온다. 행사 관계자들이 모든 기자들의 얼굴을 다 알 수 있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그 빈틈을 노리고 들어온다. 우리의 잘못이지만, 이를 일일이 다 확인할 수는 없어 곤란하다"고 말했다.
 
명당을 차지한 불분명한 이들에게 고참급 사진기자들은 이들에게 어느 매체냐고도 물었고,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여분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이들은 도저히 버틸 수 없었는지 자리를 나왔다.
 
이들 때문에 엑소 팬이 <카트> 언론시사회에 난입해 행사 진행을 방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쏟아졌다. 왜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도경수의 얼굴에 먹칠을 했을까.
 
<카트>의 홍보 관계자에 따르면 엑소 팬이라고 밝힌 이들은 또 다른 팬들에게 영리 목적으로 사진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사람들이었다. 과연 이들은 진정 엑소를 아끼는 팬들이었을까. 이 때문에 애꿎은 엑소 팬들만 욕 먹는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이들과는 전혀 다른 팬도 있었다. 영화관 앞에서 밝은 미소로 "기자분이세요?"라고 물어보며 "우리 경수 오빠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인사를 나눈 팬들이다. 이들은 진짜 엑소 팬이었다.
 
<카트> 홍보 관계자는 "이번 영화를 홍보하면서 엑소 팬들을 자주 만났는데, 나름의 가이드라인이 있다. 자신들이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도경수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날 언론시사회 때도 엑소 팬클럽은 상영관 앞에서 기자들에게 음식을 나눠줬다. 상영관 출입은 안된다고 하니 음식과 선물만 줬고 조용히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며 "괜한 사람들 때문에 진짜 성실했던 엑소 팬들이 욕을 먹는다고 하니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해진 룰을 어기며 문제를 일으킨 가짜 엑소 팬과 룰을 정확히 지키는 진짜 엑소 팬, 두 부류의 팬심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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