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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소유구조, 아시아 '꼴찌' 수준..2년째 개선 없어
2014-10-21 15:48:45 2014-10-21 15:48:45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한국의 기업소유구조가 아시아 11개국 가운데 꼴찌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경제개혁연구소(ERRI)가 CG Watch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는 지난 2012년과 비교해 거의 개선되지 않고, 아시아권 국가 11개 중 8위에 머물렀다.
 
CG Watch 보고서는 홍콩 소재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sia Corporate Governance Association)가 격년에 한번 꼴로 내놓는 아시아권 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평가보고서로 올해 9번째 발간을 맞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아시아권 국가별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49점을 받아 8위를 차지했다. 한국보다 한 순위 앞선 국가는 54점을 기록한 인도며, 한국 보다 지배구조가 '나쁜' 나라는 중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가 전부다.
 
(자료=경제개혁연구소, 출처=CG Watch 2014)
 
국가별로는 ▲홍콩(65점) ▲싱가포르(64점) ▲일본(60점) ▲태국·말레이시아(58점) ▲대만(56점) ▲인도(54점) ▲한국(49점) ▲중국(45점) ▲필리핀(40점) ▲인도네시아(39점) 등의 순이다.
 
ACGA는 일본을 제외한 10개국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년 전에 견줘 점수가 오히려 떨어진 곳이 홍콩과 싱가포르, 필리핀 등 3개에 달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한국은 태국, 중국 등과 함께 같은 점수를 유지했고, 나머지 국가들은 소폭(2~5점)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기업지배구조 평가 항목은 ▲제도와 실천 ▲집행 ▲정치와 규제 ▲회계와 감사 ▲지배구조문화 등 5개로 구분된다. 한국은 이 가운데 지배구조문화 부분에서 특히 낮은 점수(34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경제개혁연구소, 출처=CG Watch 2014)
 
ACGA는 올해 보고서에서 한국 부문에 '기업 정치의 승리'(Triumph of corporate politics)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한국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하기 보다 정치권에 영향을 가해 개선을 늦추는 데 열을 올렸다는 평가에서다.
 
최근 공정위가 중간지주회사제도 도입 뒤 국내 대기업집단들의 지배구조가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다고 평한 것과 상반된다. 
 
ERRI는 이와 관련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개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정부 정책이 다시 '경제성장' 위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분석 보고서를 펴낸 이지수 ERRI 연구원 겸 뉴욕주 변호사는 "한국 기업지배구조가 다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한국 주식시장의 질적인 변화를 빠른 시일 내 이루지 못한다면 외국인들이 시장을 외면하고 하나 둘씩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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