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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남휘종② "나는 순수하다"
2014-10-21 14:54:59 2014-10-21 14:54:59
◇남휘종 (사진제공=tvN)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남휘종은 특목고에 명문대 출신인 학원강사로 남부럽지 않은 수입을 올린다. 이제 겨우 33세인 그는 누군가의 눈에는 크게 성공한 인물일게다. 그런 남휘종이 <더지니어스2>에서는 전국민적인 망신을 당했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더지니어스3>에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또 망신 당할까봐 두려웠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남휘종은 당당히 시즌3에 입성한다.
 
그리고 "나대면 안돼"라는 말과 함께 3화까지 몸을 사리고 있다. 마치 '제2의 유정현'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을 보인다. 현재진행형인 <더지니어스3>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재밌어서 또 하고 싶었다"
 
CJ E&M의 정종연 CP가 다시 한 번 남휘종에게 손을 내밀었다. 남휘종도 당초 시즌2에서 떨어졌을 때부터 다시 출연하고 싶었다고 한다. 왜일까.
 
남휘종은 "1초도 고민 안했다"며 "우승도 해보고 싶고, 촬영자체가 재밌다. 방송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여러가지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하루종일 노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시즌2를 보고만 있는 자신이 비참했었단다. '이기고 싶다', '재밌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고 한다. 그말을 듣고 남휘종에게 "나도 <더지니어스>에는 한 번 꼭 출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님 그렇죠? 그런데 한 번밖에 못 해보고 떨어진 사람은 어떻겠어요. 엄청 아쉬워요. 보여줄 게 많은데 못 보여준 거 같아서요."
 
시즌3는 시즌2에 비해서 조용히 출발했다. 서로 몸을 사렸고 배신을 하지 않았다. 1화의 경우 김경훈이 폭주를 하며 우승했다. 재밌었던 장면은 신아영으로부터 데스매치 지목을 당하기 전 장동민과 남휘종의 상반된 표정이었다.
 
"찍으려면 어디 한 번 찍어봐"라고 당당히 고개를 들고 있는 장동민과 신아영과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이는 남휘종이었다. 남휘종의 표정 밑에는 '서늘하다'라는 자막이 달렸다.
 
"시즌2 1화 때 정현이형이랑 상민이형이 딱 뭉치는데, '날 지목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구나'라는 그 서늘함을 잊지 못해요. 시즌3 첫 화에 딱 주눅이 드는 거예요. 지목되는 느낌을 아니까. '서늘하다'라는 자막은 웃기려고 한 거겠지만 진짜 제 마음은 그랬어요."
 
◇남휘종 (사진제공=tvN)
 
◇"지나치게 몸이 사려져요"
 
시즌2 1화 때 혼신의 힘을 다해 게임에 열중했던 남휘종은 시즌3에서는 경험자답게 한 발짝 빠진 느낌으로 딱 중간만 가는 수준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남휘종이 너무 몸을 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도 "어쩔수 없다"면서 "몸이 저절로 사려진다"다고 말했다.
 
남휘종은 "초반에 몸을 사릴까 말까를 고민했어요. 안 사리려고도 했어요. 그런데 저절로 움츠러들어요. 탈락의 충격이 가슴에 남아있어요. 갑자기 '움찔움찔'하고"라고 말했다. 약간의 공포가 눈에 보였다.
 
그래도 툭툭 튀어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남휘종은 우승감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3화 때 "저 2등하고 싶어요"라고 확 나선 장면은 그 판단을 확실하게 했다. 블랙가넷을 얻는 2등이 그렇게 좋아보이지도 않았고, 김유현을 적으로 돌리면서 이길 필요가 있었나 싶었다. 결국 이종범이 김유현의 편을 들어주면서 남휘종은 허탈감만 안았다.
 
"사일런스가 사실 죽지 않는 패예요. 먹이사슬의 뱀 같은 존재죠. 그전에 사람들이 해달라는대로 침묵을 걸어줬고, 저한테 계속 잘해주는 상황이었어요. 또 그거에 취한거죠. 2등하면 당연히 도와줄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종범이가 유현이 편을 들어주면서 씁쓸해졌죠. 전 삐치고요. 그게 4화로 이어집니다. 하하"
 
"4화까지 이어진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의 깊숙한 내용이 궁금했지만, 더 묻지 않았다. 단순히 "스토리가 있나보다"라고만 말을 이었다.
 
"삐친게 그렇게 심한 수준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한 번 당한거는 게임 내에서 한 번 먹여주고 싶어요.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해야 재밌잖아요. 너무 툴툴 털고 가면 재미없잖아요. 스토리가 생기지도 않고요. 사실 다 변명이고 뒤끝이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웃음)"
 
◇"처음에 싫었던 김경훈, 이제는 제일 좋아"
 
시즌3 2화에서 어록제조기 남휘종은 "왜 나의 분노를 사려하지"라는 '왜나분사' 어록을 만들어낸다. 그 전에 김경훈의 "그냥 응원하지 마세요"라는 발언 덕택이었다.
 
강용석과 데스매치에 올라간 김경훈에게 남휘종만이 유일하게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는 "마음으로 응원할게"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김경훈이 '그응마'를 던진다. 이는 또 엄청나게 희화화가 된다.
 
"'그응마'는 그 이후에 회식할 때 저희의 유행어였어요. 뭐만 하면 '그냥 OO하지 마세요'라고 했어요. 경훈이만 들어오면 '그응마'를 외쳤죠. 근데 좀 창피해요. 중학생 말투 같잖아요."
 
이 말을 하면서 뭔가 오글거린다는 듯 몸을 흔들어댔다.
 
당시 많이 열받았었냐고 물었다.
 
"나이도 어린 놈이 그렇게 말하고 가버리니까 좀 욱했죠. 근데 이해가 가요. 저만 안 알려줬으니까. 저는 이미 용석이형이랑 한 편이었잖아요. 그 때 틀린 정보를 알려줄까요라고 했는데, 용석이형이 그렇게까지 하지는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보를 안 알려줬어요. 사실 1화 때 뒤통수 치는 걸로 봐서 경훈이한테 반감도 있었고요. 같은 편이되면 예상을 못하겠구나 싶어서요. 제 입장에서는 용석이형보다는 경훈이가 떨어졌어야 했어요."
 
2화가 끝난 뒤 김경훈이 도마 위에 오른다. 시즌2 1화가 끝난 뒤의 남휘종과 같은 상황이다. 연장자한테 말을 함부로 한 것 때문이었다.
 
"'어따 대고' 상황이랑 똑같은 일이 경훈이한테 일어난 거잖아요. 그때 경훈이한테 전화도 왔어요. 무섭다고 하면서. 인터넷에 제 이름이 올라오는 거에 익숙한 저도 무서웠는데, 경훈이는 완전 일반인이잖아요.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그 때 그랬죠. '출연자들 모두 널 좋아하잖아. 아마 다른 사람들도 금방 널 좋아하게 될거야'라고 했어요. 지금은 경훈이 놀림 받잖아요. 친밀해졌다는 느낌이죠."
 
둘은 같은 편을 한 적도 없었고,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는 적도 없었다. 친하지 않았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제일 얘기가 잘 통하는 느낌이라고 한다.
 
"경훈이나 저나 특목고 출신에 명문대생이에요. 특목고 애들이 보면 끼가 많지 않아요. 근데 저나 경훈이나 방송을 한다는 건 끼가 있다는 거잖아요. 끼가 있는 특목고 출신의 인생끼리 비슷한 코드가 있어요. 얘기가 정말 잘 통해요. 많이 친해졌죠."
 
남휘종과 김경훈은 정말 많이 닮아있다. 두 사람 다 혼신의 힘을 다해 게임에 열중했고 장렬하게 탈락했다. 욕을 먹었다가 희화화가 된 부분도 그렇다.
 
"둘다 순수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자신을 던지죠."
 
◇남휘종 (사진제공=tvN)
 
◇"제작진이 강용석을 탈락시켰다고?"
 
시즌3에서 음모론이 흐르고 있다. 제작진이 대놓고 '강용석 죽이기'를 했다는 것이다. 3화에서 갑작스러운 인기투표가 실시되고 강용석에게 최악의 패인 '점프'가 돌아간 것을 이유로 두고 있다.
 
물론 음모론일 뿐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강용석이 오래 남으면 남을 수록 홍보하기 좋기 때문에 강용석을 떨어뜨릴 이유가 없다고 했다.
 
남휘종은 강용석이 떨어진 이유는 철저히 '블랙가넷' 때문이라고 했다.
 
"3화에서 분명히 블랙가넷이 세 개 이상 생겨요. 그러면 그 세 명이서 연합을 하게 되면 블랙가넷이 없는 사람들은 공포심이 생기죠. 용석이형이랑 계속 편을 해왔던 저도 '비인기 투표'에서 용석이형을 찍었어요. 아영이보다는 더 무서운 상대였으니까요. 그리고 게임에서 용석이형이 계속 저에게 협조를 구했으면 안 죽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도 않았죠. 그래서 탈락한 거지 절대 각본은 없어요."
 
◇"장동민·오현민·최연승이 다크호스"
 
방송은 이제 시작됐지만 실제 촬영은 막바지다. 본인을 제외하고 누가 가장 다크호스인지 물어봤다. 그는 장동민과 오현민, 최연승을 꼽았다.
 
장동민에 대해서는 '리더십'이 장점이라고 했다.
 
"동민이형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또 신뢰할 수 있는게 같은 편이 되면 절대 버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게임도 잘해서 동민이형이 같이 하자고 하면 같이 하는 게 맞아요. 데스매치까지 가도 챙겨주고, 리더십이 확실히 좋아요."
 
오현민은 남휘종의 눈에도 게임을 잘하는 인물이다. 게임 이해도가 좋다고 했다.
 
"현민이는 확실히 게임을 잘해요. 활동량이 많아요. 룰을 파악하고 이야기도 많이하고 화술도 좋아서 잘 어울려요. 막 헤집고 다니잖아요. 그런 활동량은 현민이가 넘버 원이죠."
 
2화까지 존재감이 전무했던 최연승은 3화에서 '멘탈의 신'이 된다. 멘탈이 정말 강하다는 게 남휘종의 평가다.
 
"사실 3화때 저희가 연승이를 왕따 놓으면서도 '열받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도 안 달래줬죠. 방송에는 잘 안 나왔는데, 연승이는 '내가 살아날 방법이 없어?', '그러지마' 이런식으로 말하면서 분위기를 풀었어요. 저 같으면 분노해서 '데스매치 해'하고 집어던지고 왔을텐데, 연승이는 다른 사람을 미안하게 만들더라고요. 멘탈이 강한 연승이가 다크호스예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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