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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中 3분기 성장률 5년 반來 '최악'..부양 기대감 고조
3분기 GDP 성장률 7.3%..올해 공식 목표치 달성 '난망'
2014-10-21 14:38:01 2014-10-21 14:38:01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3분기 중국 경제가 5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부동산 경기 침체, 투자 부진 등이 중국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 달성 실패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7.5%로 설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이 경기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부양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내부적으로 경제가 저성장에 시달리는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경제적 기준)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부양 정책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3분기 GDP 7.3% 성장..5년 반來 최저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사전 전망치 7.2% 성장을 약간 웃도는 성적이지만, 직전 분기의 7.5%에 비해서는 0.2%포인트 후퇴한 것이다. 특히, 이는 6.6%에 머물렀던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하기도 한다.
 
◇중국 GDP 성장률 변동 추이(자료=Investing.com)
 
이로써 1~9월(1~3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41조9908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올해 공식 목표치를 하회하는 것이다.
 
산업별로는 1차 산업 생산량이 1년 전에 비해 4.2% 증가한 3조7996억위안을 기록했고, 2차 산업은 18조5787억위안으로 7.4% 늘어났다. 3차 산업은 7.9% 증가한 19조6125억위안으로 집계됐다.
 
함께 발표된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전월의 6.9%와 예상치 7.5% 증가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달 소매판매는 11.6% 감소해 직전월의 11.9%와 사전 전망치 11.8% 증가를 밑돌았다.
 
◇투자·부동산 시장 냉각..올해 7.5% 성장 지키기 '빨간불'
 
전문가들은 성장률 둔화는 예견된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수출·투자에서 내수 성장 위주의 경제 성장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경제의 주요 견인차 역할을 하는 고정 누적자산투자는 1~9월에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해 지난 1~8월의 16.5%와 예상치 16.3%에 모두 못 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고정자산투자증가율이 1%포인트 하락할 때마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0.1%포인트 위축된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도 중국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국가통계국(NBS) 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의 70개 주요 도시 평균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1.1% 하락해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의 주택 재고량 역시 급증하면서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상하이 이쥐부동산연구원이 발표한 9월 '신규 주택 재고량 보고서'에 따르면, 35개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 재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3.8%나 증가했다.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왕타오 UBS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에 있어 가장 취약한 부문은 부동산 시장"이라며 "중공업 경기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 중국 경제는 계속 뒷걸음질 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공식 경제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만일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목표치 7.5%를 밑돌 경우 이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3년째 7.5%로 고수하고 있는 성장률 목표치가 내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웬디 첸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내년에 7.0% 부근으로 낮춰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경제 전망 '불투명'..경기 부양 카드 만지작
 
장기적인 경제 전망은 더 어둡다. 미국 민간 경제 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중국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2020년에 접어들면서 3%대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생산성이 감소해 중국 지도자들이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데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부터 오는 2019년까지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도 5.5%로 지난해의 7.7%에서 2%포인트 넘게 후퇴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6.6%를 전망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상치보다도 부진한 것이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성장률 둔화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중국 정부의 최대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2016~2020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5.7~6.6%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전 예상치 6.4~7.8%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경제 성장세를 확보키 위한 정부 경기 부양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션지엔광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이 경기 방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션란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도 "베이징 당국은 취약한 경제 성장세를 감안해 올해 성장률 목표치 달성을 위한 경기 부양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중국 정부는 지난 19일 인민은행의 3000억~4000억위안 유동성 공급 방침을 밝히는 등 경기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경기 체질 개선을 위한 개혁을 여전히 크게 중시하는 만큼 대규모 부양책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준 인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달 초 "정부는 과도한 경기 부양책 시행은 원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고용이 비교적 안정돼 있고, 부동산 및 국유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부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그는 또 "중국 경착륙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중국이 뉴노멀 시기를 맞고 있는 만큼 성장이 위축될 때마다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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