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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달 2조원 넘게 팔았다..대형주 집중 매도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 후 순매수 전환
"지수 추가하락 제한적..매도세 점차 완화될 것"
2014-10-20 16:11:23 2014-10-20 16:11:55
[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이달 들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2조원 이상 순매도하면서 증시하락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대형주의 하락폭이 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4269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1일 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며 올해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지난 17일 장중 코스피 19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외국인은 지난 주말 글로벌 증시 상승과 그동안 급락에 따른 코스피의 반등에 12거래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70억원 정도 순매수하는데 그쳐 매수세는 제한적이었다.
 
외국인이 11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보이는 동안, 매매 종목 차별화는 지속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한 대형주를 집중 매도했고, 그간 낙폭이 컸던 종목 중 모멘텀이 있는 종목을 담는 모습이었다.
 
◇10월1일~17일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매매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대신증권 HTS)
 
우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됐다. 외국인은 이달초부터 17일까지 NAVER(035420)를 2696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다. 뒤를 이어 SK텔레콤(017670)현대차(005380), SK하이닉스(000660), POSCO(005490), 한국전력(015760), 삼성화재(000810), 현대모비스(012330)를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 기간동안 현대차를 2173억원, 현대모비스를 998억원 순매도 했다. 외국인은 현대차의 한전 부지 인수 소식 이후 연일 신저가를 경신한 관련 종목들에 대한 기대를 접고 손절매를 단행한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외국인은 아모레퍼시픽(090430), KT&G(033780)도 팔았다. 이처럼 이달 들어 지수가 조정을 받으며 주가 흐름이 주춤했지만 그동안 수익률이 좋았던 종목들의 차익실현도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외국인은 낙폭이 컸던 종목을 저점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우선 외국인은 IT 대형주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자(005930)가 외국인의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이달들어 675억원 정도 샀다. 삼성전자우(005935)도 498억원 순매수했다. LG전자(066570)도 외국인 순매수 3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화학주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OCI(010060)롯데케미칼(011170)을 각각 300억 넘게 샀다. 이 외에도 외국인은 CJ제일제당(097950)현대차우(005385), 하나금융지주(086790), 만도(204320), LG생활건강(051900)을 순매수했다. 음식료와 화장품주 등 실적 모멘텀이 있거나 금융주 등 배당 매력이 있는 종목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전보다는 수그러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른 추가적인 지수 하락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추세를 돌리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변동성 요인이 여전해 코스피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다만 증시 하락을 부추겼던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와 원화 강세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지수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우선 유로존 내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되고 있어 통화확대정책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의 경기부양책이 보다 적극적인 양상을 띌 것"이라며 "이에 글로벌 유동성 공급자의 지위가 미국에서 유로존으로 넘어가면서 최근 심화됐던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원·달러 환율이 9월이후 약 5.1% 상승하면서 연초 수준인 1060원선을 상회하고 있는 반면에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청산가치 수준을 하회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 역시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우려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정책으로 반영될 여지가 있고, 2011년 이후 중국과 한국 증시와 경기 상황을 한대 묶어보는 경향이 뚜렷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각을 재차 자극할 변수라고 판단된다"며 "달러 강세가 완화된 상황에서 인덱스 하락의 마무리는 외국인 매도의 완화 가능성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은 캐리 트레이드에 기인한 단기 자금일 가능성이 높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주춤한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대규모 자금 이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결론이 가능하다"며 "급격한 가격 조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대내외 여건을 고려하면 기간 조정 형태의 흐름 속에서 차츰 방향성을 찾아나갈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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