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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팬오션 매각, 새 주인은 누구?
2014-10-01 16:27:42 2014-10-01 16:27:42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팬오션이 1일 매각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팬오션은 올 3월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주인찾기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세월호 여파와 벌크선 운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매각작업이 지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팬오션 매각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내달 초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오는 12월 중순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팬오션 매각가격이 6000~7000억원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이 시장의 매물로 나오면서 해운업계를 비롯해 팬오션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국내 1위 벌크선사로 발돋움할 수 있고, 원재료를 해외수입에 의존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물류비용 절감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컨테이너선에 비해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높아 해운업 침체기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꼽힌다.
 
팬오션은 지난 6월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1년여간 자구책 이행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보였다.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해 자산 및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20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6개월 만에 700%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리 적자에 허덕이던 팬오션은 올 들어 1,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기조가 지속되면서 지난 8월에는 약 207억원의 회생채권을 조기에 변제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달 3일에는 100% 자회사인 흥국상호저축은행을 인베스터뷰나이트드에게 22억원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몸집을 줄여 원매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이같은 노력이 더해지면서 팬오션은 법정관리 중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하고 있다.
 
팬오션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 포스코, LS, CJ, 하림그룹, 대림산업, 폴라리스쉬핑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최근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10월 오는 2020년까지 보유선박을 500척으로 늘리고, 해운부문 매출을 8조2000억원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일류선사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자동차 운반선 위주인 사업구조를 벌크선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사업전략도 제시했다.
 
이후 현대글로비스는 팬오션이 자산매각을 위해 내놓은 선박을 잇따라 매입하며 덩치를 키웠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팬오션 인수에 가장 적임자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팬오션을 인수할 경우 ‘벌크선 위주 사업재편’이라는 과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 현대·기아차 등 내부거래 비중을 낮출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막대하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31.8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재벌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있다.
 
이외에 닭고기 전문기업인 하림도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팬오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의 경우 대부분의 매출이 육가공 사업에서 창출되는 만큼 다른 사업군을 육성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육계 생산에 필수적인 사료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전용 벌크선대를 확보할 경우 물류비용 등 원가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벌크선의 경우 컨테이너선과 달리 선박 공급이 점차 해소되고 운임도 회복되는 추세”라며 “팬오션이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도 개선되고 있어 매물로서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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