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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태1년)③남은 과제는..당국·업계·피해자들의 제언
2014-10-01 15:00:00 2014-10-01 15:15:21
◇왼쪽부터 오순명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민병현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장, 김천국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위원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뉴스토마토>는 1일 금융당국·피해자·동양증권 등 각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이번 대형 금융사고의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와 함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들었다. 
 
금융당국자들은 사태 1년이 지났지만, 금융투자업계의 불완전판매가 여전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사태 발생 이후 마련한 대책안이 시장에서 자리잡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지속적인 현장점검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피해자들은 실질적인 피해보상의 조속한 시행를 바랐고, 금융당국과 동양증권에 남은 투자자들의 불신 해소에도 귀 기울여주기를 당부했다.
 
이날 유안타증권으로 새출범한 동양증권은 'We Create Fortune(우리는 부를 창출한다)'는 미션과 '고객의 재무목표를 실현하는 아시아 최고의 금융서비스 전문가'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며, 사명 변경을 계기로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오순명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민병현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장, 김천국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위원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의 제언을 싣는다. 각 당사자의 제언을 좌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지난 1년 동안 크게 나아진 점이 있다고 보나.
 
▲오순명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이하 오)= 미스터리쇼핑을 통해 살펴보면, 대형 사고 이후 배상책임을 물어 일련의 처벌이 이뤄지고 있지만 불완전판매가 여전하다. 실질적인 문제에 대해 심각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소비자권익보호와 건전성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범위에서 완전판매가 가능한 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금융회사의 적합성 원칙 평가 항목이 투자자의 실제 투자 성향을 어느정도 반영하고 있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
 
▲민병현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장(이하 민)=돌이켜보면 동양사태가 발생한 큰 원인이 금융현장에서 기본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동양그룹 자체의 재무 부실도 원인이었지만, 기본이 지켜지지 않아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은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 현장을 보면, 아직 투자설명 등 설명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영업점이 여전히 있다.
 
▲김천국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위원장(이하 김)=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피해자들이 있다. 분쟁조정 결과도 그렇지만, 회생계획안에 따른 변제도 현금변제는 10년에 걸쳐 45%만 지급되고, 주식(55%)도 주가하락으로 인해 오히려 손실인 상황이다. 집단소송이라는 큰 산도 지나왔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으로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도 사기 시점을 2013년 2월22일로 특정한 점은 여전히 큰 불만이다. 이전부터 똑같은 사례로 투자 피해를 입은 이들이 너무나 많다.
 
-금융당국은 유사한 사례를 막겠다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민=금융당국이 2월에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종합방지대책'을 마련했고, 6월부터 시행중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위험도를 잘 인식하지 못해 투자설명서 색상 차등화를 하게 했다. '해피콜' 제도도 있다. 금융투자상품을 투자 권유 받을 때 충분한 설명을 받지 못했다면 해피콜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불완전판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현장 접근식의 감독을 시행하고 있는데, 100% 완벽하리라 보지 않는다. 모든 제도는 정착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스터리쇼핑 등 현장점검도 지속하고, 미흡한 부분은 보완해나가겠다.
 
-분쟁조정도 일단락됐다. 피해자들의 수락 여부 제출이 진행중인데, 10개월여의 조정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뭐였나.
 
▲오=(현재까지) 수락률이 87%를 넘었다. 원래 조정결정에 대한 수락은 결정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내에 해야 하지만, 주소 오류, 접수 지연 등을 고려해 계속 접수를 받고 있고 직접 전화해 의사 결정 여부 통지를 알려드리기도 했다. 다만, 일찍 수락여부를 통보한 피해자들은 오래 기다리면 안되기 때문에 지난 25일부터 동양증권을 통해 배상액을 지급하고 있다. 마음 아프게 생각한 건 창구에서 직접 상품에 투자한 고객은 녹취분이 없어 당사자 간 다툼이 있는데 이를 입증할 자료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소비자보호법이 통과되면 완전판매 여부 입증에 대한 책임 금융회사에 있도록 되기 때문에 결과가 주목된다. 그 전까지는 소비자들의 주의가 계속 필요하다.
 
▲김=피해자 입장에서 와닿는 게 없다. 여전히 4만여 피해자들은 진정한 사과와 피해배상을 받지 못했다. '사기판매' 여부도 가려야 하는 중에 '사기'를 '불완전판매'로, '사기피해자'를 '투자실패'로 바라본 점이 아쉽다.
 
-사태발생 1년 만에 동양증권이 오늘 유안타증권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의미와 각오는.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이하 서)=유안타증권으로 출범하면서 'We Know Asia(우리는 아시아를 안다)'라는 슬로건에 맞게 중화권 시장 사정에 밝다는 장점을 적극 활용하겠다. 국내에서 중국 금융시장을 가장 잘 아는 증권사로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나타내는 중화권 주식, 금융상품, IB 비즈니스를 3대 축으로 중화권 전문 증권사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김=동양증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제대로 이뤄진 게 있는 지 묻고 싶다. 금융위 역시 유안타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유안타의 출자금 성격을 규명해달라는 피해자 요구에 귀를 닫고 있지 않나. 현재 승인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금융위 앞에서 1인 시위도 지속하고 있지만, 관심이 많이 부족하다. 유안타는 간판만 바꿔 단다고 과거 모든 잘못이 면죄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증권사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투자자와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오=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들의 완전판매를 위한 노력과 함께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라는 것도 레슨(lesson) 삼아 많이 알아가는 노력이 병행됐으면 한다. 금감원도 최수현 원장 아이디어에 따라 '1332'를 통해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궁금점을 해결해 주고 있다. 한 번이라고 물어보고 구매한다면 피해가 줄어들테니 많이 관심 가져달라.
 
▲서=아시아를 가장 잘 아는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에 맞게 우리는 고객의 '부(Fortune)'를 창출해야 할 미션이 있다. 고객과 우리가 함께 꿈꾸고 희망하는 미래를 위해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해 주기를 당부한다.
 
▲김=추가 분쟁조정 배상결정, 집단소송, 행정소송..우리는 갈 길이 멀다. 모든 것이 원하는 방향으로 무사히 마무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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