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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中 제조업 반등..경착륙 우려 한풀 꺾이나
9월 제조업 PMI '기대 이상'..수출·미니 부양 덕분
中정부 "대규모 부양책 없다"
2014-09-23 13:47:43 2014-09-23 13:52:25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소폭 반등하면서 경기 경착륙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다. 전문가들은 수출 호조와 연이은 중국 정부의 소규모 부양 조치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추세에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경기에 대해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부동산을 비롯한 중국 산업 전반에서 불안한 조짐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중국 9월 HSBC 제조업 PMI 50.5..예상 밖 반등
 
23일 HSBC는 중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월 확정치 50.2와 예상치 50을 모두 웃도는 것으로 2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로써 HSBC 제조업 PMI는 4개월 연속 경기 위축·확장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선을 넘어서게 됐다.
 
하위 항목들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생산지수가 51.8로 전달과 같은 수준에 머무른 가운데, 고용지수는 지난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인 46.9를 나타냈다.
 
반면 신규주문지수와 수출주문지수는 모두 개선세를 띄었다. 특히, 수출주문지수는 지난 201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HSBC 제조업 PMI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집계된다. 대형 국영 기업 중심의 국가통계국 제조업 PMI는 다음달 1일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 HSBC 제조업 PMI 변동 추이(자료=Markit)
 
◇해외 수요 회복..소규모 부양 효과 '가시화'
 
제조업 경기가 침체 우려와는 달리 반등한 데에는 수출 주문 호조가 크게 기여했다.
 
중국의 수출은 미국과 유럽 수요 회복으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전년 동기 대비 9.4% 늘어나 예상치 9% 증가를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주문이 PMI 개선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며 "해외 수요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규주문과 수출이 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이달 제조업 부문의 경기 활동은 안정 신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특정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소규모 부양 조치를 취하고 있는 점도 제조업 경기 개선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인민은행은 2개월 만에 처음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인하한데다 이에 앞서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를 통해 중국 5대 은행에 1000억위안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션지안광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의 유동성 지원 소식은 화폐를 찍어내는 것과도 같다"며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50bp) 내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인 만큼 은행들의 대출 여력을 넓혀줬다"고 평가했다.
 
◇中당국, 대규모 부양책 전망에 '선긋기'..성장 우려 여전해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산업 곳곳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중시하는 고용 시장 회복세는 경기 우려를 해소시킬 만큼 충분치 않다.
 
존 주 HSBC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양호하지만 기업들이 고용을 늘릴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늦고 고르지 못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 고용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부문은 더 문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70대 도시 가운데 무려 68곳에서 신규 주택 가격의 하락세가 포착됐다. 지난 2011년 1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날 민간 경제 조사업체 차이나베이지북(CBB)이 공개한 경제활동보고서도 "3분기 중국 경제가 여전히 저속 기어 상태로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 3분기 7.8%를 기록한 이후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각각 7.7%, 7.4%로 미끄러졌다. 2분기 들어 7.5%로 소폭 반등했지만 3분기에 7.0% 부근으로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노무라증권과 바클레이즈는 중국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7.4%에서 7.2%로 낮춰잡기도 했다.
 
올 한해 GDP 성장률 전망치 하향 행렬 역시 잇따르고 있다. 앞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JP모건은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을 모두 7.2%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 목표치인 7.5%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향후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생각은 조금 다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내비치고 있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은 지난 21일 인민은행 웹사이트를 통해 "경제지표 하나 때문에 경제정책을 극적으로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과거 금융위기에 내놓은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환경 오염, 과잉생산, 지방정부 부채 증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도 중국 국무원 웹사이트에서 "지난 1년 간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을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특정 목표를 겨냥한 신중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제조업 지표가 호전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 당국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한풀 더 꺾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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