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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발행 코코본드..투자매력 높을까
"채권상각·주식전환 가능성 낮아..매력도↑"
"덜 위험한 후순위채 형태 많아".."개인투자 제한 필요" 의견도
2014-09-22 16:01:48 2014-09-22 16:06:35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한차례 연기됐던 조건부자본증권(이하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s)가 첫 발행을 개시했다. 일정 요건 충족시 부실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제 리스크가 낮다는 점, 금융권에 대한 정부 지원 의지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 매력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22일 JB금융지주는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를 발행하고 기관투자자와 개인을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했다. 이 상품은 만기가 2044년까지 30년이지만 5년 후에는 JB금융지주가 콜옵션을 행사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코코본드는 조건부자본증권으로 은행이 재무적으로 부실해질 경우 투자자가 손실을 흡수하게 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평균 6.40%라는 고금리라 이점이 있지만 원금손실과 이자지급 중단 등을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세워야 하는 이유다. 개인투자 청약 금액은 1억원으로 제한된다.
 
코코본드는 바젤Ⅲ의 자본확충 요건에 따라 미리 정해진 발동 요건이 발생할시 원금이 상각되거나 보통주로 전환된다. 또 BIS 자기자본비율이 8% 미만으로 떨어져 경영개선 요구를 받으면 이자 지급이 중단된다. 발행 형태는 크게 2가지로 후순위채 형태와 신종자본증권 형태로 나뉜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코코본드 투자 매력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잠재적 위험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채권이 상각되거나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아 실질적인 리스크는 낮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파악해 선별적 투자를 한다면 최근 절대적 저금리 상황에서 코코본드와 같은 고금리 상품은 금리 매력이 충분해 투자해 볼만한 상품"이라고 판단했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개별 금융기관은 대형화를 통해 영업경쟁력을 제고하고 위기관리 능력도 강화됐다"며 "재편된 금융산업 내에서 정부의 은행권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신종자본증권보다는 후순위채 형태의 코코본드 수요가 높아져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코본드의 주위험인 상환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고, 금리 매력도도 높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신종자본증권 형식과 후순위채 형식의 코코본드 비교(자료:현대증권·뉴스토마토)
 
실제 후순위채 코코본드를 발행을 추진하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북은행과 부산은행, IBK기업은행은 연내 후순위채 발행을 확정했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후순위채 형태로 발행을 준비 중이다.
 
민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후순위채는 원금 상환 가능성이 신종자본증권보다 높고, 이자 미지급에 대한 위험이 신종자본증권 대비 낮다"며 "향후에 발행되는 코코본드 대부분도 후순위채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채권이 상각될 위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자 미지급 위험은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당분간은 개인투자자의 청약을 원천봉쇄해 불완전판매 피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상각과 관련된 발동기준은 상당히 느슨하다"며 "발행사의 기본자본비율이 발동기준에 비해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자 미지급 위험이 더욱 높다"고 설명했다.
 
박세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에서는 일반 개인투자자에 대해서는 1년간의 판매금지조치를 내렸다"며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는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판매를 보류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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