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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국제유가 하락에도 수요부진으로 울상
원료비 부담은 덜었지만, 석유화학 제품 부진 지속
2014-09-19 15:30:36 2014-09-19 15:34:59
◇출처=한국석유화학협회.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침체된 표정은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료비 부담은 덜었지만, 나프타에 대한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아서다.
 
19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전주 대비 23달러 하락한 톤당 875달러로 집계됐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의 가격이다. 나프타 가격은 8월 중순 887달러를 기록한 뒤 9월 초까지 반등 기미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며 또 다시 톤당 900달러 선이 무너졌다.
 
나프타는 원유를 증류해 얻어진다. 크게 국제유가와 나프타 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나프타 생산업체 입장에서는 유가는 낮고,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을수록 수익성은 극대화된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원료비 부담은 덜었다.
 
국내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가 지난 6일 100달러선이 무너진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배럴당 94.94달러까지 떨어졌다. 올해 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4.38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배럴 당 10달러 가량 원료비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원료비 하락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플라스틱의 재료로 쓰이는 에틸렌 계열을 제외하고는 합성수지, 합성섬유 제품은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가격에도 반영돼 지난주 합성수지 제품인 ABS(아크리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는 전주 대비 20달러 하락한 톤당 1926달러, 합성섬유와 페트병의 원료인 PX(파라자일렌)는 전주 대비 17달러 하락한 톤당 1263달러에 거래됐다.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가장 많은 중국이 여전히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
 
여파는 나프타 수급에도 영향을 미쳐 아시아 지역의 나프타 재고량이 최근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연합(EU) 지역에서 소화되지 못한 나프타가 아시아권으로 넘어와 수급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이데미츠 코산이 이달 연산 62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설비(NCC) 정기보수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수급 분위기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은 원재료비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정작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는 늘고 있지 않아 스프레드(제품가격과 원료가격 차)가 축소될 것"이라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3분기에도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업체들로서는 한결 어깨가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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