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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연준 '상당기간' 문구 유지에도 달러 강세..왜?
엔·달러 환율 6년來 최고..달러 강세 추세 지속될 듯
2014-09-19 12:23:33 2014-09-19 12:40:00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FOMC(공개시장위원회) 정례 회의 결과가 발표된 후에도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준이 예상만큼 매파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면 여전히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과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 강세로 인한 차익실현 매물로 달러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띌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달러·엔 환율 6년 만에 최고
 
18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36% 상승한 108.76엔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장 중 108.96엔으로 지난 2008년 9월 이후 6년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19일 도쿄외환시장에서도 달러·엔 환율은 장 초반 109.21엔까지 치솟으며 6년만에 처음으로 109엔대를 돌파했다.
 
또한 이번 한 주 간 엔달러 환율은 무려 1.80% 상승했고 이날까지 9월 한달간은 5.18%나 급등하는 중이다. 
  
◇최근 한달 달러·엔 환율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FOMC 회의 결과가 나온 직후 0.31% 뛰었다. 다만 이날은 차익실현매물로 소폭 하락했다.
 
FOMC 회의가 나온 직후 달러는 원화에 대비해서도 급등세를 연출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8.5원 오른 달러당 1043.4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달 4월25일 이후로 처음으로 종가 기준으로 104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은 10시41분 현재 0.36% 오른 1047.18원에서 거래를 이어가는 중이다. 
 
◇금리 인상 긴장감 여전·日 부양책 기대에 따른 엔화 약세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장 큰 원인은 여전히 외환시장에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FOMC 회의 성명서에서 시장의 예상과 달리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하지 않았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예상보다 매파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퍼졌고 뉴욕 증시는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상승 흐름을 탔다.
 
다만 증시와 달리 외환시장은 '상당 기간' 문구 유지 여부보다는 연준이 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데 더 초점을 뒀다.
 
실제로 연준은 연방기금 금리가 2015년 말 1.37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6월 1.125%에서 다소 큰 폭으로 높아진 수치다.
 
이와 함께 연준은 2017년 말 금리 전망치를 3.75%로 제시했다. 연준이 2017년 금리 전망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연준이 긴축을 시작하면 예상보다 그 속도와 범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외환시장에 지속되고 있다. 
 
로저 베이스턴 프랭클린 템플턴 수석 부대표는 "기준금리가 1.375%까지 오른 것은 상당히 공격적인 긴축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달러화에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제니퍼 바일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 리서치 이사 역시 "연준이 문구를 삭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회의 결과에서 연준이 긴축을 단행할 때 속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를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히 다른 통화 대비 달러·엔 환율 상승 흐름이 두드러지는 것은 연준과 일본중앙은행(BOJ) 간 통화정책이 극명히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금씩 긴축에 다가가는 연준과 달리 BOJ는 적극적인 부양책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전날 연설에서 강력한 부양책 의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강한 달러가 일본 경제에 부정적이지 않다"라고 밝히며 엔화가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달러 강세 이어진다..슈퍼달러는 '추세'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달러 강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달러가 최근 상승 흐름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로 하락 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미 상승 추세를 탔다는 것이다.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가 유지되기는 했으나, 미국이 오는 10월에 테이퍼링을 종료할 것이 확실시된 가운데 긴축은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켄 딕슨 스탠다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달러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경기 회복도 뚜렷하고 연준이 긴축에 들어가는 것 역시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는 것 역시 달러 강세를 돕는다.
 
만약 오는 26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최종치가 시장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다면 달러 강세는 더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분기 GDP 최종치가 수정치 4.2%에서 상향 조정된 4.5%를 기록하며 미국 경제 낙관론에 더욱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엔화 대비 달러 강세 흐름은 더욱 뚜렷해 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일본 신세이은행은 "최근 흐름대로라면 달러·엔 환율은 연내 110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즈호 은행 역시 " 미국의 경기는 회복되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순서"라며 "엔화 약세 움직임은 더 강화돼 연말에는 110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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