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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의 부동산퍼즐)부동산음모론?..'기득권을 위한 시장 조작'
2014-09-18 08:00:00 2014-09-18 08:00:00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몰아치듯 쏟아졌던 부동산대책 때문일까? 금융위기 이후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를 경계하는 눈빛들이 엿보입니다.
 
상당수가 오랜만의 아파트값 상승세에 눈길을 빼앗기는 사이, 누군가가 지금의 아파트값 상승은 일부 기득권을 위한 정부의 마지막 시장 조작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이건 음모다."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최근 정부는 두달도 채 안되는 시간에 4개의 굵직한 직·간접적 부동산대책을 내놨습니다.
 
기획재정부는 LTV·DTI 등 수도권 금융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7.24부동산대책을 발표했고, 8월14일에는 한국은행이 부동산시장의 돈줄을 터줄 기준금리를 인하했습니다. 국토부가 재건축 연한 단축, 안전기준 완화 등을 담은 부동산대책과 입지규제최소구역과 용적률을 완화하는 도시 및 건축규제 혁신방안을 9월 1일과 3일 연달아 공개했습니다.
 
맛보기처럼 찔금찔금 흘리던 과거 정부의 부동산대책과는 달리 화끈하게 뿜어져나오는 현 정부의 정책운영에 시장은 동했습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7.24부동산대책 발표 후 지난주까지 서울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인 곳은 강남구(0.85%)였으며, 이어 서초구(0.67%), 강동구(0.42%), 송파구(0.24%) 순이었습니다. 이곳들은 부동산시장의 대표적인 투자형 상품인 재건축 예정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통칭 강남4구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한때 강남의 위성도시이자 버블세븐의 한축이었던 경기 용인의 경우, 수지구가 1.54%나 올랐습니다. 수도권 최고 상승률이자 전국 시·군·구 중 두번째로 높은 오름세입니다. 강남의 대체지인 성남 분당 역시 0.57% 오르며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분당은 고가 주택이 강남만큼이나 많은 곳이고, 용인은 대형 아파트가 처치곤란이었을 정도로 많은 곳이죠. 고가 주택과 대형 아파트 역시 활황기 시장을 이끄는 투자형 상품 중 하나입니다.
 
각종 부동산대책이 시장 선도주인 강남에 포커스가 맞춰진 만큼 시장을 이끌고 매수세가 몰리는 곳은 범강남권 도시였습니다.
 
일부에서는 버블세븐의 귀환이라는 말도 하고, 강남불패신화의 부활이라고 부르며 반기는 이들도 있지만 이를 의심쩍은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것은 이번 정부가 사회 기득권들의 부동산재산을 정리할 수 있게 시장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에 따르면 인구감소 추세, 100%가 넘는 주택보급율, 이미 상투까지 오른 아파트값 등으로 인해 앞으로 부동산시장은 과거와 같은 폭등기를 맞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폭등이 없다는 것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유지, 실거주가 동반되지 않는 투자형 부동산은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드는 것이죠.
 
지금의 아파트값 상승분은 정부가 인위적인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향후 몇년치 상승분을 끌어왔다는 것입니다.
 
특히 문제는 이같은 상승분이 강남에 몰려있다는 것입니다. 고위 행정가와 정치인, 고액연봉자 등 사회기득권이 주택의 상당수를 거주 또는 투자 목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그 곳.
 
정부는 마치 하우스푸어를 구제하고, 정상적인 시장을 만들기 위해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듯 보이지만 사회기득권이 부동산재산을 털고 빠져나갈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어떤 이는 말합니다. "집값이 상승할 때 많은 사람들이 매수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매도 타이밍이다. 돈을 버는 것은 결국 매도 타이밍에서 판가름난다. 지금 계산기를 두들기며 매도 타이밍을 재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생각해보라"고 말입니다.
 
또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더 좋은 공법으로 더 오래가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시대에 재건축 연한을 줄이는 것 자체가 너무 아이러니합니다. 가계부채가 위험수준까지 치솟았다고 말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며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 아닌가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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