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새누리당 이재오 원로의원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태도에 대해 발끈하며 쓴소리를 날렸다 .
이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은 내가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박 대통령 발언과 '이게 마지막 카드'라는 김무성 대표의 말이 매우 무책임하며 국민들이 불쾌하게 만드는 처사라며 면전에서 호통을 쳤다.
17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의원은 "어떤 협상에도 마지막 카드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대체 어떤 협상교본에 그런 말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야당 지도부가 나올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이 집권 여당 다운 태도"라며 "청와대부터 여당까지 일사분란하게 '야당이 알아서 해라'라는 식으로 나오면 대체 뭐하자는 거냐"라고 질책했다.
또 "야당에 대해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며 "야당을 궁지에 몰아 출구를 틀어막아버리면 그 책임은 결국 여당이 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동냥은 주지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말아야 한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야당을 마지막까지 인내하고 기다릴 것을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1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정부가 정신이 있는 거냐 없는거냐"며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대통령의 무책임한 태도를 질타하고 나섰다.(사진=박민호 기자)
한편 "담뱃값 인상의 주체는 보건복지부 장관인데 왜 최경환 부총리가 나서냐"며 "국민건강을 핑계로 담뱃값을 올리는 것도 모자라 주민세, 자동차세까지 동시에 올리면서 서민들 주머니 털지 말라"고 청와대에 직격탄을 날렸다.
또 "기업들은 500억 면세해준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런 상황에 증세 방안을 국민들이 받아들이겠냐"며 "매일같이 증세는 절대 없다라고 말하는데 서민들 주머니 털지 말라"고 직언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일선학교에 공문을 내려 '노란리본을 달지 말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상 '정신이 나갔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군사독재시대와 비교하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교육부장관이 리본을 달라 말라 하는가"라며 "대체 정부가 정신이 있긴 있는 거냐"라고 황 장관을 향해 몰아세웠다.
화기애애하게 시작됐던 새누리당 오전 회의는 이 의원의 호통으로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이후 이완구 원내대표가 "재오형님 말씀을 잘 경청해서 협상하겠다"며 "전적으로 옳은 말이며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해 경색된 분위기를 다소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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