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정해욱의 가요별점)박진영 그늘 벗은 2PM, 성공적 독립 선언
2014-09-15 17:13:24 2014-09-15 17:18:09
◇정규 4집 앨범을 발매한 그룹 2PM.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그룹 2PM의 정규 4집 앨범 ‘미친거 아니야?’가 15일 발매됐습니다. 1년 4개월 만에 2PM이 내놓는 새 앨범인데요. 이번 앨범엔 2PM이 일본에서 발표했던 노래인 ‘Beautiful'과 ’I'm your man'의 한국어 버전을 비롯해 총 11곡이 실렸습니다.
 
이번 앨범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앨범 발매 전, 2PM이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인 박진영의 노래가 아닌, 멤버 준케이의 자작곡이 타이틀곡으로 실린다고 발표를 했기 때문인데요.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냈던 박진영은 JYP 소속 가수들이 발표하는 노래의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전담하고 있죠. 그런 상황에서 JYP 소속 그룹이 멤버의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놓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박진영의 손을 거쳐 가요계에 데뷔를 하고, 박진영의 곡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2PM이 스스로의 힘으로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어낼지가 관심사였는데요.
 
2PM은 지난 2008년에 데뷔한 이후 다른 보이그룹과는 차별화되는 자신들만의 색깔을 보여줬습니다. 2PM은 예쁘장하기만한 다른 아이돌들에겐 없는 남성미와 에너지를 뽐내 많은 누나팬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죠. ‘10점 만점에 10점’이나 ‘Hands up'과 같은 노래에 이런 매력이 잘 묻어나왔습니다. 2PM에겐 에너지 넘치고, 잘 뛰어노는 건강한 청년들이란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PM은 지난해 발매됐던 정규 3집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성숙한 남자의 음악’을 테마로 내세운 2PM은 상대적으로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느낌이 강조된 ‘하.니.뿐’과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를 통해 활동을 펼쳤었죠. 두 곡 모두 박진영이 작사, 작곡한 노래인데요. 2PM은 분명 이 두 곡을 통해 한층 성숙한 매력을 뽐냈고, 음악적으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데뷔 초기와 같은 에너지 넘치는 무대는 아니었고, 달라진 음악 스타일이 2PM에게 꼭 맞는 색깔이란 확신을 주진 못했습니다. 2PM의 3집은 2PM의 변신이나 성숙이 돋보이기보다는 박진영의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재확인할 수 있는 앨범에 가까웠습니다.
 
그랬던 2PM이 새 앨범을 통해 자신들만의 에너지를 찾았습니다. 준케이가 작사, 작곡한 타이틀곡인 ‘미친거 아니야?’가 그런 매력을 극대화시켜서 보여줍니다. '짐승돌'이란 별명으로 불리던 데뷔 초와 비교를 한다면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팬들에게 좀 더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2PM은 무게를 잡거나 멋있어 보이려 하지 않고, 건강한 청년으로서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데뷔 7년차를 맞은 2PM이 이제 진짜 자기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역시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법은 자기 스스로가 가장 잘 아는 것 같습니다.
 
‘미친거 아니야?’는 디스코와 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댄스곡입니다. 신나는 비트에 맞춰 듣는 이들이 다같이 춤을 추며 즐길 수 있는 노래인데요. 2PM의 멤버들은 ‘미친거 아니야?’를 무대 위에서 부르며 마음껏 뛰어놉니다. 짜여진 안무를 소화한다기보다는 무대를 정말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데요. 이게 바로 2PM입니다.
 
 
주위 사람들이 “미친거 아니야?”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여기서 영감을 받아 이번 노래를 작곡했다는 준케이는 그동안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실력을 꾸준히 키워왔습니다. 준케이는 지난 5월 발해된 일본 솔로앨범에 수록됐던 전곡의 작사, 작곡을 맡았었는데요. 이 앨범을 통해 준케이는 이미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준케이의 앨범은 발매와 동시에 오리콘 일간 앨범차트와 타워레코드 일간차트 1위에 오르면서 인기몰이를 했었죠.
 
이번 앨범의 키워드는 2PM의 넘치는 에너지와 친근함, 그리고 여자가 될 것 같습니다. 여자를 향한 남자의 솔직한 마음을 끈적끈적하고 섹시한 방식으로 표현해낸 수록곡들이 다수 담겨 있는데요. 많은 누나팬들이 또 2PM과 사랑에 빠질 것 같네요.
 
2번 트랙의 ‘오늘 같은 밤’은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는 한 여자를 향한 남자의 마음을 담은 노래고요, 3번 트랙의 ‘She's ma girl'에선 사랑에 빠져 세상의 주인공이 된 듯한 황홀한 기분을, 5번 트랙의 ’Awesome!'에선 섹시하고 매력적인 여자를 보고 놀라움을 숨기지 못하는 마음을 노래했습니다.
 
그루브감이 있는 2PM의 보컬이 인상적이네요. 노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감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해낸다는 점에서 2PM의 멤버들이 이제 가수로서 어느 정도 이상의 경지 에 올랐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국내외를 오가며 다양한 콘서트 무대에 섰던 경험이 묻어나기도 하는데요. 준케이, 우영, 준호 등의 멤버들은 솔로 활동을 하기도 했었죠? 보컬에 대한 이런 기본기가 없다면 혼자서 무대를 채우는 것이 힘듭니다.
 
이번 앨범엔 찬성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노래가 두 곡 실려 있습니다. 찬성은 작사가, 또는 작곡가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는데요. 찬성이 직접 만든 2PM의 타이틀곡도 앞으로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4번 트랙의 ‘Mine'은 찬성이 작사를 맡은 노래인데요.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자신을 믿어보라고 얘기하는 남성에 대한 노래입니다. 찬성이 쓴 가사를 볼까요?
 
“서로가 눈 맞춘 때부터 묘한 감정의 그 때부터 Baby 서두를 거 없어 Just Follow me girl 내가 널 안은 그 순간부터 서로 원하는 순간부터 Baby 망설일 거 없어 Just give me your kiss”
 
매력적인 남자로서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가사입니다. 영어 가사를 적절히 사용해 곡의 느낌을 잘 살린 점도 눈에 띄네요.
 
7번 트랙의 ‘Boyfriend'의 경우, 찬성이 작사, 작곡에 모두 참여했습니다. 장르는 R & B 곡인데 분위기가 독특합니다. 몽환적이면서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Acting like a man. Acting like a boyfriend. I can take whatever I want in my hands”라는 가사로 된 곡 초반의 읇조리는 부분도 특이하고요. 다른 가수들의 앨범에선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스타일의 노래라는 점에서 찬성에게 합격점을 줄 만합니다.
 
준케이는 타이틀곡 외에도 6번 트랙에 담긴 ‘이별여행’의 작사, 작곡을 맡았습니다. 이별 후 혼자 추억 여행을 떠나 기억을 지워내려 하는 모습을 노래한 곡인데요. 1990년대 댄스곡을 연상시킵니다. 준케이가 만든 노래를 들으면 준케이가 멤버들이 가진 목소리의 매력을 어떻게 잘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해온 멤버들에 대해 그만큼 잘 안다는 얘기겠죠.
 
오랜만에 돌아온 2PM의 앨범을 반가워할 팬들이 많을텐데요. 2PM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있습니다. 2PM은 오는 10월 3일과 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이어 세계 주요 도시에서 월드 투어 ‘2PM World Tour GO CRAZY’를 진행하면서 해외팬들과도 만날 예정입니다.
 
< 2PM 정규 4집 '미친거 아니야?'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자작곡으로 제 색깔 찾은 짐승돌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