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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의 가요별점)16년만에 돌아온 신조음계, 록은 감성이다
2014-09-14 16:42:19 2014-09-14 16:46:29
◇정규 3집 앨범을 발표한 밴드 신조음계. (사진제공=킹덤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밴드 신조음계가 지난 11일 새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무려 16년만의 컴백인데요. 원년 멤버인 기타리스트 이종섭과 베이시스트 류성한이 밴드 부활의 멤버였던 김관진과 손을 잡았고, 키보디스트 이환과 보컬 강휘찬이 팀에 합류해 5인조 밴드 신조음계가 다시 대중 앞에 서게 됐습니다.
 
젊은 나이대의 음악팬들로선 신조음계란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는데요. 지난해 방송됐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소개됐던 노래인 ‘나만의 꿈’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 노래가 신조음계가 1994년에 발표했던 1집 앨범 ‘비상’에 수록됐던 노래고요, 신조음계는 이후 1998년에 2집 앨범 ‘Review'를 발표한 뒤 16년이 지난 뒤에야 3집 앨범 ’Revive'를 내놓게 됐습니다. 신조음계의 음악을 좋아했던 팬들로선 참 반가운 소식이겠죠?
 
신조음계는 록밴드입니다. 록밴드라고 하면 어떤 음악이 떠오르시나요? 강렬한 사운드의 록 음악이 떠오르실 겁니다. 그런데 신조음계의 음악은 좀 특별합니다. 3집 앨범의 수록곡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대중들이 흔히 생각하는 록밴드의 음악과는 어딘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신조음계의 새 앨범엔 다양한 장르의 12곡이 실렸습니다. 이번 앨범의 테마는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어우러짐'이라고 하는데요. 이 앨범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가미된 록 음악도 포함이 돼 있고, 차분한 느낌의 어쿠스틱 음악도 있습니다.
 
 
타이틀곡 ‘니손바래’는 불안정한 사회 속의 약자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곡입니다.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을 바란다는 점에서 ‘니손바래’라는 제목이 붙여진 거죠. 그리고 1번 트랙에 수록된 ‘비밀의 밤’은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고찰한 노래인데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가미된 록 음악인 두 곡 모두 불안정하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니손바래'의 뮤직비디오엔 로드FC걸인 민제이가 출연해 보는 재미를 주네요.
 
요즘 대중들의 입장에선 록밴드의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요. 아이돌 콘셉트의 밴드들이 간혹 TV 음악 방송에서 공연을 선보이곤 하죠. 사실 신조음계의 음악이 까마득한 후배 밴드들의 음악처럼 트렌디한 느낌을 주진 않습니다. 그리고 한 번 들었을 때 금방 따라부르게 되는 중독성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신조음계의 음악은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담고 있고, 표현 방식과 가사에선 연륜이 느껴집니다. 아이돌 음악에만 익숙했던 음악팬들로선 신조음계의 노래를 통해 "이런 느낌의 음악도 있구나", "이게 밴드 음악이구나"란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후배 밴드들의 입장에서도 신조음계의 음악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번 트랙의 ‘기분’은 '니손바래'나 '비밀의 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노래입니다. 박수 소리와 기타 리프, 아카펠라가 어우러진 어쿠스틱 음악인데요.
 
“아침은 벌써 또 벌써 주름 하나 늘죠. 언젠가 바꿔보고 싶은 기분. 이 기분 알아요. 해보고 싶었지만 왠지 어색하네요 기분. TV 속 기적 같은 일들 관심 없죠”라며 일상에 대해 노래하는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충분한 연륜이 쌓인 베테랑 밴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인데요. 베이시스트 류성한이 이 노래를 포함한 모든 앨범 수록곡의 작사, 작곡을 맡았습니다.
 
7번 트랙의 ‘Father'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노래입니다. 아버지를 향한 존경과 사랑을 표현한 발라드곡이고, 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가 바이올린 연주를 맡아 곡의 애절한 느낌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신조음계는 “father 난 나를 위해 피아노쳐요 난 나를위해 노래불러요. 그것만이 전부라 믿었었죠. father 난 정말 바보인가봐요 이 눈물이 흘러내리는 이유를 몰랐죠. 이젠 알아요 이 미안한 맘 모두 내몫이죠 father my father”라고 노래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노래를 듣고 어딘가 찡한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느낌이 와요’, 'Beautiful World', ‘Falling', 'Maybe'와 같은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을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중들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란 건데요. 록밴드의 어둡고 무거운 음악에 대해 이질감을 느꼈던 음악팬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신조음계는 차분하고 편안한 노래들을 통해 대중들에게 한발짝 더 다가갑니다. 신조음계의 노래를 들으면 록밴드가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고, 깨부수는 음악만 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으실텐데요. 듣는 이들을 자극하는 강한 사운드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을 통해 가슴 속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번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의 특징입니다. 16년만에 컴백한 신조음계의 노래가 젊은 음악팬들의 귀에 낯설지 않게 들리는 것도 이런 음악적 특징 때문일 건데요.
 
오랜만에 대중 앞에 다시 서게 된 신조음계가 록음악과 대중 사이, 그리고 세대와 세대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 신조음계 정규 3집 'Revive'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전설의 밴드, 16년 만에 대중 앞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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