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솔로앨범을 발표한 샤이니의 태민. (사진=SM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샤이니의 태민이 자신의 첫 솔로앨범을 내놨습니다. 이 앨범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누나팬들이 많을 것 같네요. 지난 18일 발매된 태민의 솔로앨범 ‘ACE’엔 총 6곡이 실려 있습니다.
이번 앨범은 ‘성숙’, ‘유혹’, ‘도발’, ‘섹시’와 같은 단어들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로 스물 한 살이 된 태민은 샤이니의 막내인데요. 여리여리한 외모를 갖고 있는데다가 귀여운 소년 같은 이미지가 있어 그동안 많은 팬들이 태민을 곱상하게 생긴 남동생으로만 봤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솔로 앨범에선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다운 매력을 풀풀 풍기는데요.
지난 15일 SM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 SM타운 콘서트가 열렸었죠. 태민 역시 SM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서 무대에 올라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태민의 솔로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직접 콘서트장에 찾아가지 못하셨던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태민의 무대가 어땠냐고요?
남자가 봐도 탄성이 나오는 무대였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았죠. 특히 공연 도중 상의를 벗어던진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태민은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드러냈고,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나왔습니다. 태민이 이번 앨범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지를 이 한 장면을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막내가 아닌 남자로서의 매력을 많은 팬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거죠.
타이틀곡도 물론 좋지만, 태민의 앨범을 1번 트랙부터 차례로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앨범의 인트로격인 1번 트랙의 ‘ACE’에 태민이 이번 앨범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다 담겨 있거든요.
태민의 얘기를 먼저 들어보죠.
“아직 여자를 잘은 모를 거 같다고? 난 사랑에 서툰 어린 왕자님 같다고? 그저 난 훗 Oh yeah 그 모습 그대로 믿는 건 Fool oh yeah umm”
자신을 어린 왕자님으로만 보는 대중들의 선입견에 대해 얘기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틀렸다고 말하죠. 자신도 성숙한 남자란 걸 보여주고자 하는 건데요. 그러면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네 곁을 스쳐간 그저 그랬던 남자. 나는 조금 달라 Baby what you want 네가 바라던 네가 꿈꾸던 Ace Ace Ace Ace”
에이스엔 최고란 의미가 있죠. 자신이 그저 그런 남자가 아니라 최고의 남자라고 얘기하는데요. 'ACE'는 겉으로 봐선 사랑 노래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만 해석하면 안 될 것 같네요. 최근 나온 남성 솔로 가수 중 자신이 최고란 걸 의미할 수도 있을텐데요. 그리고 이 노래의 다른 부분을 들어보면 'ACE'가 태민의 팬들을 향한 노래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내 가슴 안에 넌, 피어난 Ace Ace Ace Ace”라는 대목이 있는데요. 당신에게 내가 최고의 남자일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당신의 최고라는 얘기입니다. 이러니 팬들이 태민을 안 좋아할 수 없겠죠. 프로듀싱 측면에서 보면 팬들에게 스타에 대한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상당히 세련된 방식의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태민의 소속사 식구인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은 이 노래의 작사와 코러스에 직접 참여해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타이틀곡은 ‘괴도’(Danger)입니다. ‘괴도’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괴도 루팡이 떠오르시지 않나요? 신출귀몰한 수법으로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인물을 의미하는데요. 태민은 뭘 훔칠까요? 네,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 또는 대중들의 마음입니다. '괴도'는 강렬한 신스 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이고요, “Danger 오늘 밤에 오늘 밤에 오늘 밤에 오늘 밤에 Danger 널 훔쳐 가요 훔쳐 가요 훔쳐 가요”란 후렴구가 중독성이 있습니다. 태민의 솔로 앨범에 대한 팬들의 큰 기대를 만족시킬 만한 완성도 높은 트랙입니다. 태민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퍼포먼스는 태민이 평소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꼽았던 마이클잭슨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3번 트랙의 ‘Experience'는 실험적인 느낌을 주는 댄스곡인데요. 태민의 솔로 앨범은 전체적으로 보컬보다는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췄다는 느낌을 줍니다. 아무래도 태민이 춤을 잘 추기로 유명한 멤버이고, 그런 매력을 잘 살리기 위해선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트랙들을 담았어야 했을텐데요. 태민은 보컬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실력파입니다. 같은 팀인 샤이니의 리드 보컬 종현과 같은 파워풀한 느낌은 없지만, 특유의 매력적인 음색이 귀를 사로잡는데요. 'Experience'에서 그 치명적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막내의 치명적 유혹입니다.
태민의 첫 번째 솔로앨범엔 SM의 동료 아티스트들이 함께 참여를 해 완성도를 높였는데요. 4번 트랙의 'Pretty Boy'의 경우, 샤이니 종현이 작사에 참여하고, 엑소의 카이가 랩을 피처링했습니다. SM표 남성 댄스곡의 정석이라고 할까요. 태민과 카이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곡의 강렬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일렉트로 팝 댄스 장르인데요. 태민의 보컬과 카이의 랩을 오가는 구성으로 짜여져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태민이 솔로 앨범을 통해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다음 트랙의 ‘거절하게’(Wicked)는 사랑에 빠진 심적 갈등을 그려낸 노래인데요. 태민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함께 노래가 시작됩니다. 이어 강렬한 리듬으로 바뀌는데요.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 중 태민의 보컬이 가장 돋보이는 노래 중 하나입니다. 태민은 샤이니의 나머지 멤버들 없이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도 곡 전체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마지막 트랙엔 미디엄 템포의 R & B 곡인 ‘소나타’가 실렸습니다. 이 노래를 통해 태민은 빠른 템포의 댄스곡 뿐만 아니라 미디엄 템포의 곡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 노래에서 태민은 속삭이듯이 노래하는데요. 태민이 내는 가성도 매력적입니다. 여성팬들이 아마 가장 좋아할 만한 트랙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저 문을 닫아요. 아무도 모르게 날 간직해요. 그대를 위한 내 Melody”와 같은 가사가 나 하나만을 위해 태민이 노래를 해주는 듯한 느낌을 주거든요.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팀에서 벗어나 솔로 앨범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평소 팀원들과 함께 서던 무대를 혼자서 채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솔로 앨범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요. 태민은 강렬한 퍼포먼스를 통해 혼자서 무대를 꽉 채우면서 새로운 변신까지 보여줬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태민의 솔로 데뷔를 계기로 가요계가 또 한 명의 경쟁력 있는 남성 솔로 댄스 가수를 얻었다는 흐뭇한 생각도 드네요.
< 태민 미니 1집 'ACE'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남성 솔로 댄스 가수 계보 이을 새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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