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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 릴레이인터뷰)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누구?
2014-08-19 19:46:20 2014-08-19 19:50:50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문학을 꿈꿨던 소녀는 부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운동권 투사가 됐고, 이제는 구청장이 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없는 정치를 바꾸려고 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구청장은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정치는 꿈도 꾸지 않았다. 1983년 금란여고를 졸업한 그는 문학 평론가가 되기 위해 이화여대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학교와 학과를 선택한 이유도 이어령 이화여대 국문학교수를 동경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에서 낭망적인 생활을 기대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김 구청장이 대학에서 목격한 것은 전두환 정부의 독재와 잔혹한 탄압이었고, 문학보다 성장 논리 속에서 피폐해진 서민·노동자들의 삶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김 구청장은 대학 4학년 때 이대 총학생회장까지 당선될 만큼 학생운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이 경험이 리더십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기억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사진=뉴스토마토)
 
김 구청장이 양천구와 인연을 맺은 것도 대학교 때였다. 대학교 3학년 때 양천구로 이사온 후 김 구청장은 쭉 양천구 주민이었다. 김 구청장은 "28년 동안 양천구에서 살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대학 졸업 후 김 구청장은 노동자들의 권익신장 운동에 참여했고, 199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에서 인권위원회 조사부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중앙정치에서 그는 여성정치인의 입지 강화에 기여했다. 당시 여성들의 사회 진출 확대와 함께 정치권에 많은 여성들이 진입해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1999년부터 '여성정치세력 민주연대'에서 활동했고, 2002년 지방선거 때 여성들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양천구 출마를 생각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기존 정치권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03년에는 '여성정치세력 민주연대' 상임이사를 맡았다.
 
이 후 김 구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과정을 지켜본 끝에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게 된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 그의 집권에 대해 "기존의 밀실정치와 제왕적 권력의 청산, 정치과정의 투명성, 시민의 능동적 참여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 시대정신이 강하게 두드러졌다"고 기억했다.
 
김 구청장은 열린우리당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4년부터 중앙당 여성국장을 맡아 시민단체 활동에서 해왔던 여성들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조직을 만들었으며, 상부에서 지명된 여성 임원이 당원을 모아서 여성위원회를 만들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여성 당원들이 모여 직접 위원장을 선출하는 절차적·실질적 민주화 방식을 도입했다.
 
김 구청장은 2006년까지 여성국장을 역임하다가 여성가족부의 '시흥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의 1대 본부장을 맡아 활동했다. 여기서 김 구청장은 사회적 기업에 눈을 뜨게 됐다.
 
특히 저소득 여성들이 저임금 노동자, 취약계층에게 질 좋은 반찬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희망반찬점'을 운영하면서, 사회적 기업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김 구청장은 2008년 희망일터지원본부 본부장을 그만두고 곧바로 학업에 뛰어들었다. 숭실대에서 사회복지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에는 2013년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에 임명될 만큼 사회적 기업의 전문가로 변신했다.
 
2014년 그는 민선 6기 양천구청장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다. 그의 당선을 두고 남편인 전 이제학 전 구청장의 명예회복이니, 한풀이니 하는 소리가 나왔지만 그것은 김 구청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김 구청장은 이미 2002년부터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정치인으로서의 공력을 키워왔다. 그런 그가 30년 가까이 주민으로 살아 온 양천구청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은 당연했다.
  
비록 낙선하기는 했지만 2011년 남편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송사에 휘말리면서 물러났을 때 이미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그것은 한 정치인의 도전이었고, 남편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고 김 구청장은 회고했다. 그는 또 그의 당선을 '한풀이' 등 운운하는 것은 "유권자를 모독하는 위험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국회의원 출신의 오경훈 새누리당 후보를 만나 혈전 끝에 47.9%의 득표율을 보이며 당선됐다.
 
지난날을 되돌아 보면 김 구청장은 학생운동과 당 정치, 희망일터지원본부, 사회적 기업 연구 등의 경험을 쌓으면서, 구민들이 체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생활정치'를 누구보다 잘 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주민들이 기대하는 '어머니' 같은 세세하고 꼼꼼한 구청장 역할에 부응해,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행복한 교육환경과, 모든 구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복지체계, 안전 환경을 양천구에 조성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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