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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아 상륙 초읽기)③2030 이케아에 열광.."예쁜데 가격도 착해"
병행 수입업체들 고민 커져..이케아 "매장 오픈하면 병행보다 저렴"
2014-08-01 17:38:18 2014-08-01 17:42:30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이케아의 흥행 조짐이 예사롭지 않다. 20·30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대박'을 예약했다는 평가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은 예상대로 강력한 무기가 됐다. 여기에다 직접 조립식의 재미와 차별화도 더해졌다.
 
이케아는 일반 가구매장과는 달리 진짜 누군가의 집을 찾은 것처럼 현실주의에 바탕을 두고 제품을 전시한다.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자기 집을 떠올리며 여러 가지 인테리어 영감을 받는다. 이는 곧 제품 구입으로 이어진다. 이케아만의 마케팅 기법이다.
 
대부분 2층으로 구성된 이케아 매장의 내부는 먼저 쇼룸을 둘러볼 수 있게 설계됐다. 현관, 거실, 주방, 침실, 화장실, 서재 등 실제 집과 같은 인테리어와 함께 가구를 배치해 소비자가 직접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북유럽풍의 알록달록한 색상과 독특한 디자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한 소비자는 가상의 시뮬레이션까지 경험할 수 있다
 
<이케아 영등포타임스퀘어 헤이홈>
 
여행객들 사이에서 이케아 인기는 대단하다. 가부구터 인테리어 소품 등이 아기자기하고 예쁘면서도 가격 또한 싸다. 주부들의 경우 해외여행에서 이케아 매장에 들르는 것을 필수 코스로 끼워넣을 정도다.
 
지난 5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헤이홈!(HejHOME!)’ 행사에서 이케아가 공개한 일부 제품가격을 보면, 스툴 의자가 5000원, 소프트 토이는 9900원, 침대에 설치할 수 있는 캐노피는 1만2900원에 불과했다.
 
이렇든 이케아의 최대 무기로 꼽히는 것은 ‘가격 경쟁력’이다. 매장은 일단 넓고 싼 교외의 대규모 공터를 공략한다. 필요하면 고객이 직접 찾아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광명 1호점과 같이 스웨덴 스톡홀름 매장도 도심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교외에 있다.
 
국내 가구들이 원목을 고집해 고급화를 꾀하는 데 반해 이케아는 철저하게 저가 정책을 쓰고 있다. 사전 가격조사도 철저히 한다. 가령 의자가 얼마에 팔리는지 세계 각국의 시장 가격을 조사하고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한다. 그후 가격에 맞는 재료와 디자인,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창업 초창기인 1960년대는 너무 싸게 팔아 스웨덴의 다른 가구업체들이 납품을 거부했을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정책을 고집해 왔다.
 
국내 매장이 아직 정식 오픈 전이지만 소비자들은 병행수입업체를 통해 돈을 더 내면서도 이케아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병행수입업체로 아이컴퍼니, 마켓비, 콕콕 등이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매출만 어림잡아도 연간 3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케아 코리아는 지난 5월30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헤이홈! 마이홈'을 오픈했다.  이케아 코리아의 두 번째 스토리 룸인 '헤이 홈! 마이홈'은 이케아의 다양한 홈퍼니싱 솔루션을 어떻게 우리집에 적용할 수 있는지 상상해 보고, 즐거운 영감을 나눌 수 있도록 꾸며졌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헤이홈>
 
주말에 기자가 찾은 '헤이 홈! 마이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주를 이뤘다. 신혼부부부터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가득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아이엄마는 "해외여행 갔을 때 이케아 매장을 한번 들러보고 제품 디자인이 세련되면서도 가격이 너무나도 저렴해 깜짝 놀랐다"며 "이후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병행업체를 찾아 집 인테리어를 싹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광명점이 오픈하면 아이방을 새로 꾸며줄 생각"이라며 "처음엔 가격이 너무 싸서 제품 질이 안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5년 전에 구입한 생활용품, 가구들을 아직도 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신혼부부는 "유학생활을 하던 시절에 값이 싼 이케아 제품을 주로 애용했는데 만족도가 컸다"며 "신혼집 꾸밀 때에도 일산에 있는 병행수입업체에서 대부분 구입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헤이홈에서 또 색다른 집 인테리어를 보니 집안 분위기를 다시 바꾸고 싶은 충동이 든다"며 "매장 오픈을 하면 그동안 구입했던 병행업체보다 더 싸게 판다고 하니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케아 영등포타임스퀘어 헤이홈>
 
이케아 광명 1호점 오픈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성업 중이던 병행수입업체들은 출구전략을 찾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케아 코리아가 헤이홈 행사에서 광명 1호점 제품 가격이 병행수입업체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강조해 시장의 기대치를 높였기 때문이다.
 
이케아코리아는 제품 가격에 대해 "미국·중국·일본·홍콩 등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 이케아 매장과 한국 매장의 제품 가격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한국에서 판매 중인 이케아 병행수입제품은 소매로 들여오기 때문에 이들 업체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는 분명히 쌀 것"이라고 말했다.
 
병행수입이란 본사와 유통 거래계약을 맺지 않고 현지 매장에서 소비자 가격으로 직접 구매한 뒤 국내에 유통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국에 판매되고 있는 이케아 상품의 90% 이상은 이런 병행수입 형태로, 주로 중국 이케아 매장에서 수입·판매되고 있다.
 
병행수입업체 '아이컴퍼니'는 일산 탄현역 부근에 이케아 본사와 유사한 형태의 대형 매장을 오픈하고 성업 중이며, '마켓비'는 파주에 대규모 물류창고를 갖추고 이케아 상품을 중국에서 직수입해서 소셜커머스, 지마켓 등의 온라인 샵에 판매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산 아이컴퍼니 내부>
 
이케아 광명 매장이 오픈하면 병행수입 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본점에 가면 훨씬 다양하고 많은 물건들이 있고, 가격 또한 더 저렴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발길이 끊길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유사상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온라인 판매업체 역시 이케아 본사와의 특허소송이나 정품과의 가격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가구업체 한 관계자는 "이케아 제품을 판매하는 병행수입업체들은 이제 다른 브랜드 제품을 매장에 들여 놓거나 제품 가격을 더 낮춰야할 것"이라며 "가격이라도 본점보다 더 싸야 소비자들이 찾아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래저래 이케아의 상륙이 몰고 올 국내 가구시장의 판도 변화는 태풍,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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