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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반도체 2분기 영업익 반토막에 주가 '폭락'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 "모든 게 내 탓"
2014-07-31 15:16:02 2014-07-31 15:20:21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서울반도체(046890)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며 시장이 충격을 흡수하기 버거운 모습이다.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가파른 원달러 환율 하락과 LED전구 대중화에 따른 공급가격 하락이다.
 
서울반도체는 2분기 영업이익이 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4% 급감했다. 매출액은 2485억원으로 6.4% 감소하는데 그쳤으나 당기순이익은 42억원으로 63.7%나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이상 추락했다.
 
시장의 충격은 컸다. 31일 서울반도체는 하한가(-15%)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이 공시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로 직행하면서 이 같은 충격을 감지케 했다. 52주 신저가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5만600원의 최고가를 찍은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는 LED 조명시장의 개화에 따른 최대 수혜주였던 서울반도체가 더 이상 고수익을 담보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서울반도체 주가 추이>
 
회사 측은 "당초 예상했던 조명부문에서 큰 프로젝트들의 지연 등으로 조명 매출의 확대가 예상보다 저조했다"며 "IT사업 부문은 태블릿 등의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조명사업 부문은 아크리치와 자동차용 LED 매출 비중의 확대로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업황 자체는 여전히 성장 국면이다. 서울반도체 실적이 폭삭 주저앉은 반면 필립스, 에버라이트, 에피스타 등 글로벌 경재사들의 2분기 실적은 대폭 증가했다. 조명용 LED시장에서의 서울반도체 점유율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보여진다.
 
점유율 하락은 LED 공급가격 하락 문제와도 연관성이 크다. 중국산 저가 LED 칩 공습으로 LED 패키지 가격이 개당 100원 이하로 곤두박질 친 데다 지난해 4분기터는 3개 분기 연속 10원씩 떨어졌다.
 
LED 칩 가격도 지난 2012년 50원대 수준에서 최근 20원대로 급락했다. 사실상 LED 업체들의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여기에다 LED시장을 노리는 후발주자들의 진입도 속속 이뤄지고 있어 경쟁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가격 폭락의 주범은 중국과 대만이다. 이들은 정부 주도로 대규모 양산에 나서면서 LED 칩·패키지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최대 LED 칩·패키징 업체인 사난의 LED 칩은 올해 10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6원까지 하락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KDB대우증권 컨퍼런스홀에서 가진 2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이번 어닝쇼크의 책임은 모두 내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장인 내가 직접 모든 것을 다 챙기다가 실기한 주요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 실적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며 "주요 프로젝트를 직접 다 챙기다 놓친 것이 많았는데, 이를 임원들에게 맡기고 영업에 더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서울반도체 2분기 성적표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목표주가를 대폭 낮췄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서울반도체 목표주가를 기존 5만1000원에서 3만9000원으, 하나대투증권도 기존 6만4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SK증권 역시 기존 5만원에서 4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렸으며 한국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우리투자증권도 줄줄이 목표주가를 하향하거나 매수 의견을 철회했다.
 
정한섭 SK증권 연구원은 "경쟁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나아진 점을 고려했을 때 서울반도체의 실적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환율 영향과 모바일 신제품의 출하 지연 등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헀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어닝쇼크보다 더욱 우려되는 부문은 시장 예상치를 대폭 하회하는 3분기 가이던스가 제시됐다는 점"이라며 "조명용 LED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과 예상보다 강한 TV용 LED 단가인하 등이 이번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조명 비중 증가에도 영업마진은 전분기 대비 하락한 5.2%에 그쳤다"며 "조명시장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후발주자들의 추격 속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더해 중화권의 수많은 업체들도 공격적인 증설과 조명시장 진입을 꿈꾸고 있어 마진 하락 압력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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