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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후커우제도 개혁..농촌 차별 없애 도시화 잰걸음
출신지 상관없이 동일한 공공서비스 향유
2020년까지 1억명 도시 이주 전망..도시화율 목표 부합
도시 규모에 따른 차등적 제한은 있어
2014-07-31 15:09:31 2014-07-31 15:13:50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이 도시와 농촌의 차별을 철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후커우(戶口, 우리의 주민등록에 해당)' 제도 개혁안을 공개했다.
 
31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무원은 최근 <호적제도 개혁에 관한 의견>을 통해 도시와 농촌을 구분하는 이원화된 기존의 호적제도를 철폐키로 했다.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이후 반세기 넘게 이어진 제도가 사회 변화에 발맞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 같은 개혁안이 시행될 경우 출신지에 상관없이 특정 지역에 반년 이상 거주한 사람은 해당 후커우 소지자와 동등한 사회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동안에는 농촌 출신 도시 이주 노동자의 경우 의료나 자녀 교육 등 공공서비스 이용에 제한이 있었다. 주거와 취업도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부모의 후커우가 자녀에게도 그대로 적용돼 출신지에 따른 차별이 세습되는 문제도 논란이 됐다.
 
야오웨이 소시에떼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행정적 장벽을 없애 중국의 재정 및 사회안전망 시스템 변화에 첫 발을 내딛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역시 농민공들이 도시 후커우를 취득할 경우 신흥 소비층으로 부상해 중국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와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확대코자 하는 중국 정부의 계획에도 부합한다.
 
중국 정부의 장기 과업인 도시화율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도시화 비율을 60%까지 끌어올리려 한다. 2013년 말 기준 중국의 도시화율은 54%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후커우제도가 완화된다면 도시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사진=뉴스토마토DB)
 
황밍 중국 공안부 부부장은 "2020년까지 1억명 이상의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정부의 도시화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루팅 뱅크오브아메리카 대중화경제권 담당자도 "중국 정부의 후커우제도 개혁은 도시화에 속도를 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부문의 건강한 발전에도 이롭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후커우제도의 다음 개혁 범위는 농업 종사자들에게 토지에 대한 모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기 위해 도시 규모에 따른 차이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밍 부부장은 "300만명 이하 대도시의 경우 이주민 정착에 제한이 없지만 그 이상에서는 약간의 차등적 적용이 있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인구 300만~500만 도시에서는 거주 기간과 합법적 직장에 대한 다소 까다로운 심사가 요구될 것이고 500만명 이상 도시에서는 인구 이동이 엄격히 통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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