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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美, 러시아 경제 옥죄기 본격화..여파는?
러시아 경기 침체 위기..우크라 사태 해결 요원
2014-07-30 10:56:35 2014-07-30 15:15:57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러시아를 상대로 추가 경제 제재에 들어갈 방침이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자 에너지와 기술, 금융 분야를 제재해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EU·美 러시아 산업 제재 '찰떡공조'..에너지·금융·무기·기술 등 다방면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스크바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광범위한 경제 제재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먼저 EU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통해 러시아의 대형은행, 에너지, 무기, 기계 산업 등을 제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 진출한 스베르방크, 대외무역은행(VTB) 등 러시아 국영은행들은 현지에서 주식과 채권을 팔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에너지 제재로 러시아 심해 시추를 위한 첨단장비 수출이 금지돼 러시아 에너지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리게 생겼다.
 
이런 EU의 제재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유럽은 그동안 러시아 제재로 역내 기업 경기가 약화될 수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에 대한 비자발급 중단과 자산동결 조치만을 취해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통신)
 
전문가들은 EU와 러시아의 교역량이 미국보다 10배 많다는 점에서 이번 추가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EU는 오는 31일에 좀더 구체화된 제재안을 발표한 뒤 다음날인 8월1일에 바로 제재를 발효할 방침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제재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악화시키는 러시아를 옥죄기 위해 준비됐다"며 "EU의 제재안은 재고될 수 있으나, 필요시 오히려 더 강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도 EU와 보조를 맞춰 러시아의 에너지와 군수·선박 산업을 제재하는 방안을 내놨다.
 
특히 미 재무부는 러시아 대외무역은행(VTB)과 뱅크오브모스크바, 러시아농업은행 등 러시아 대형은행 6곳 중 5곳과 금융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냉전을 재연할 뜻은 없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이같은 제재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경제, 엄청난 압박에 노출..다만 회의론은 여전
 
EU와 미국의 추가 제재는 이미 취약해진 러시아 경제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하향 조정했다. 일 년 전만 해도 IMF가 추산한 러시아 성장률 전망치는 3.8%였다.
 
오바마는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러시아를 제재하면 그 파급효과는 배가될 것"이라며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러시아 경제는 더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러시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대부분의 EU 당국자들은 푸틴 정부의 강경한 태도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
 
푸틴이 이미 확보한 정치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경제면에서의 손해를 감수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계속 개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3월 크림반도를 점령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에 개입하면서 푸틴의 국내 지지율은 엄청나게 올라갔다.
 
러시아 추가 제재로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들이 중앙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로 나올지도 미지수다.
 
독일 정부 소속 동유럽 분쟁 전문가인 거노트 얼러는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이후 러시아 정부로부터 희망적인 소식을 들려오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간의 협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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