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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조선1위..현대重, 2분기 사상최대 영업손실(종합)
비상경영체제 돌입..시장 충격에 시간외거래 하한가 직행
2014-07-29 17:47:21 2014-07-29 17:51:5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2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대형 프로젝트의 손실충당금을 대거 반영하고 저가로 수주했던 해양플랜트와 상선 등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2분기 실적에 예상 손실분을 선 반영해 하반기 상선과 해양플랜트 수주가 회복될 경우 실적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009540)은 29일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8115억원, 영업손실 1조1037억원, 당기순손실 61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1% 감소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적자 전환했다. 직전 분기였던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5.2% 줄고, 영업손실 폭은 대규모로 확대되며 적자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시장 예상치가 영업손실 1000억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감당할 충격은 예상외로 클 것으로 보인다. 손실충당금이 선 반영된 점을 감안해도 성적이 너무나도 최악인 탓에 당장 시간외거래에서 현대중공업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2분기 경영실적 공시를 장 마감 후에 발표했다.
 
2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약 50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선 부문의 선가 하락과 해양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 지연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이 겹치면서 1조원이 넘는 대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환율 악재 영향도 실적 하락을 부추겼다.
 
주요 사업부문 별로 보면, 총 8개 사업부문 중 엔진과 전기전자, 정유 사업부를 제외한 5개 사업부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은 특수선박 공사손실충당금 설정 및 현대미포조선의 적자 지속 등 자회사의 수익성 하락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양은 골리앗 FPSO와 세계 최대 원통형 FPSO 등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 지연으로, 플랜트는 대형 EPC공사 공사손실충당금 설정으로 영업손실 폭을 키웠다.
 
건설장비는 중국에서의 굴삭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정유 부문은 정제마진 하락과 원화 환산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그린에너지 부문이 원가절감 노력으로 영업손실 폭을 소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다만 4분기부터는 저가수주 물량이 대부분 소진돼 조선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을 괴롭히던 저가 수주 물량의 악몽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3분기 중에는 20억달러 규모의 UAE Nasr 생산설비 수주가 기대되고 있으며, 기존 해양 플랜트 손실의 경우 2분기 실적에 선 반영돼 큰 폭의 실적 하락 요인은 없을 것이란 게 현대중공업의 설명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2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활동을 펼쳐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경영위기 상황에 대한 임직원들의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 29일 ‘경영현황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력과 조직, 제도를 대대적으로 재편해 원가절감 및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임원들이 급여의 일부를 자진해서 반납하는 등 경영위기 극복 의지를 다졌다. 세계 조선 1위의 위상이 장기화된 업황 침체에 속절 없이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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