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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야구만은 '불통'은 이제 그만
2014-07-17 11:33:57 2014-07-17 11:43:19
프로야구팀 SK와이번스가 뒤숭숭하다. 시즌 초반부터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더니, 급기야는 메이저리그에서 데려온 특급 외국인 선수 루크 스캇이 시즌 도중에 퇴단조치를 당했다.
 
퇴출되는 과정도 볼성 사나웠다. 공개된 자리에서 선수와 감독이 언쟁을 벌이고, 그 광경이 기자를 비롯한 외부인들에게 낱낱이 노출됐다.
 
갈등의 발단은 부상 재활에서 비롯됐다. 스캇은 시즌 초반 이후 잦은 부상을 이유로 경기에 참가하지 않았고, 구단은 스캇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가졌다. 스캇이 구단이 제시한 재활 프로그램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스케줄을 고집한 것도 갈등을 키웠다. 구단은 스캇의 기용을 꺼리면서 전력외 취급을 하기에 이르렀다.
 
시간이 지났지만 양측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고, 결국 '공개 항명'과 '퇴출'이라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스캇은 '한국야구 적응에 실패한 또 하나의 외국인 선수'라는 오명을 안고 출국하게 됐지만 구단이 입을 피해는 더욱 막심하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화려한 경력의 현역 메이저리거를 데리고 오고서도 팀에 융화시키는데 실패함으로써 금전적 손실은 물론이고 선수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임 김성근 감독 시절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참사'다.
 
스캇의 문제점에 대해서 구단도 오랫동안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싼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만큼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시즌 초반 상위권을 달리던 팀성적은 추락한지 오래고, 이제는 최하위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메이저리그 코치 경력을 자랑하는 감독이지만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와의 교감에 실패했다는 점이 특히 더욱 뼈아프다.
 
이제 구단에게 시급한 것은 팀 내부 정비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고 다시 한번 마음을 모아야 후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해 보인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프론트가 합심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불만을 풀기 위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필요하다. 자신만의 고집을 버리고 '원팀'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바야흐로 '불통'의 시대다. 사회 곳곳에서 소통은 막히고 독선이 판을 치고 있다. 국민들의 절망은 커져만 간다. 
 
많은 SK팬들은 응원팀에서도 같은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손정협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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