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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부호들)24.치후360 저우훙이, 中검색시장의 다크호스
2014-07-14 10:00:00 2014-07-14 10:00:00
◇저우훙이 치후360 CEO(자료=바이두백과)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최근 중국 검색 엔진 시장에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고 있습니다. 다양한 검색 엔진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사실상 바이두가 독점하고 있던 시장 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입니다.
 
새로운 기업들이 바이두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이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단숨에 새로운 검색 시장 강자로 주목 받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치후(奇虎, Qihoo)360입니다.
 
과거 중국 최대 보안솔루션 업체로만 알려져 있던 치후360은 비교적 늦은 시기인 재작년 6월에 처음으로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이후 검색 시장의 절대 강자일 것만 같았던 바이두는 지난해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70%대 밑으로 하락하는 수모를 겪은 반면, 치후360의 점유율은 불과 1년여 만에 23%까지 뛰게 됩니다.
 
치후360이 이처럼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데에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저우훙이(周鴻褘)의 역할이 컸습니다. 1970년 후베이성 황강시에서 태어난 그는 훌륭한 성적으로 시안자오퉁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우수한 인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학업 성적이 뛰어났던 덕분에 교내 추천을 받아 경영대학원 시스템공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기도 했습니다.
 
저우는 1995년 석사학위를 취득하자마자 베이징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교수 2명이 창업한 정보통신전문기업, 방정그룹에 입사했습니다. 그 곳에서 프로그래머, 팀장, 부서장, 사업부 사장으로 차례차례 승진의 꿈을 이뤘고, 1998년에는 '모국어에 기반한 인터넷 사용'이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웹 검색 서비스업체인 3721닷컴을 설립했습니다.
 
당시 3721닷컴은 주소창에 중국어로 키워드를 입력하면 바로 해당 사이트로 이동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는데요. 이러한 '중문 키워드 검색'이 대박을 쳐 결국 중국 유료 검색 시장에서 4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후 세계적 인터넷 검색 엔진인 야후가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3721닷컴을 인수했고, 저우는 2004년부터 야후차이나 대표직을 역임하게 됐습니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1G 이메일 무료 제공 서비스 등을 통해 회사의 위상을 한껏 드높였습니다. 하지만 경영문제로 알력이 생기면서 겨우 1년 6개월 만에 야후차이나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고, 그 뒤 2005년 9월에 치후360을 설립하게 됩니다.
 
'치후'는 마법의 호랑이라는 의미입니다. 중국어로 우아한 호랑이(雅虎)이라는 뜻의 야후를 뛰어넘겠다는 저우의 의지를 반영한 것인데요. 실제로 치후360은 이름처럼 설립 후 꾸준히 서프라이즈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치후360은 심지어 '인터넷 검색 공룡'인 구글조차 중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추게 했습니다. 자사 사이트 내의 검색 서비스 기본 설정을 구글에서 자체 검색 서비스로 대체한 이후 구글이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은 것입니다. 지난해 구글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대 수준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치후360은 검색 시장에서 활약을 보여주기 전에도 이미 중국 인터넷 보안 분야에서의 최강자로서 중국 IT 업계를 뒤흔들고 있었습니다. 양질의 무료 백신으로 승부수를 던져 네티즌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안철수 연구소'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치후360은 현재 중국 인터넷 보안 시장의 90%, 또 스마트폰 보안 시장의 70% 가량을 장악할 만큼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기세에 힘입어 저우는 지난 2011년 'QIHU'라는 이름으로 치후360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시키기도 했는데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가 넘는 시초가를 형성하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르게 됩니다.
 
특히, 치후360의 주가는 검색 엔진 시장에 진출하면서부터 더 강력한 날개를 달게 됐습니다. 작년 초부터 사상최고치를 찍었던 올해 3월7일까지 진짜 마법에 걸린 것처럼 280%가 넘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준 것입니다.
 
실적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올 3월31일 마감한 치후360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1.3% 급증했고, 순이익은 무려 777%의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주가 상승과 함께 저우의 재산 역시 급격히 불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는 올해 21억달러의 자산으로 포브스가 선정한 '2014 억만장자 순위'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저우의 비판적인 성격 탓에 치후360은 경쟁 업체들과 분쟁을 일으키며 종종 비난을 사기도 합니다. 이 중 3Q대전(360과 QQ의 약자)으로도 불리는 텐센트와의 진흙탕 싸움이 업계를 크게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3Q대전은 지난 2010년에 텐센트의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 QQ에 보안상 결함이 있다는 저우의 지적으로 촉발됐는데요. 급기야 텐센트가 치후360 브라우저 유저들의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을 차단하면서 두 회사간의 신경전이 격화됐습니다.
 
결국 중국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선 뒤 양사가 이용자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법적 분쟁이 수 년간 지속됐고, 지난 2014년 2월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결국 텐센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치후360이 텐센트에 500만위안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이처럼 중국 인터넷 기업 간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저우는 "검색 시장에서의 경쟁은 바이두와 치후360 2파전으로 압축됐다"며 여전히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함께 밝혔는데요. 과연 저우훙이 중국 검색 업계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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