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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식품가격에 글로벌 식품기업 '빨간불'
식품가격 변동성 올들어 30% 증가
2014-04-25 10:52:08 2014-04-25 10:56:14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올들어 커피와 설탕, 밀 등 주요 식품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형 다국적 식품기업의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식품 원자재 가격의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은 올해 이후 30% 이상 증가했다. 내재변동성이란 시장에서 예측하는 향후 두달간의 상품 가격 변동폭으로 보통 수요와 공급, 날씨 등에 좌우된다.
 
(사진=로이터통신)
가격 변동성이 가장 큰 품목은 커피다. 아라비카 커피 원두의 예상 가격변동폭은 올들어 112%까지 증가했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원두 생산지인 브라질에 극심한 가뭄이 닥친 탓이다.
 
밀 가격의 변동성도 51%나 커졌다. 세계 10대 밀 수출국인 미국과 우크라이나에서 날씨와 정정불안 등으로 밀 생산량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돈육 가격도 주요 돼지고기 수출국인 미국에 바이러스가 퍼지며 상승하고 있다.
 
식품가격 리스크가 커지면서 다국적 식품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니레버는 올해 식품 원자재 가격이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비용 절감 방안과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슬레도 이달 초 커피가격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한자릿수의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프록터앤갬블(P&G)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컨설팅그룹 올리버 와이먼의 대표 언스트 프랭클은 "올해에는 과거보다 식품 원자재 가격이 훨씬 크게 움직일 수 있다"며 "식품가격의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식품 원자재 가격 상승의 원인은 크게 주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 두가지로 나뉜다.
 
우선 주기적 요인은 기후환경에 따른 것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970~1980년대 극심한 기후변화가 나타난 이후 약 15년 정도는 비교적 안정된 기상환경이 유지됐으나 다시 기후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 원자재에 대한 투기 세력이 확대되고 신흥국의 수요 증가로 인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구조적 차원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압돌레자 아바시안 유엔(UN) 식품농업기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식품 원자재 가격과 시장의 유동성 및 금리와의 연계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식품 가격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지역에서도 앞다퉈 식품 생산을 늘리고 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크리스 가드 맥쿼리 애널리스트는 "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지역에서도 곡물 생산을 늘리면서 고가 생산자와 저가 생산자 사이의 가격폭도 커졌다"며 "과거에는 차이가 부셸당 25~50센트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2~3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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