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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1분기 선방..모호한 성장모멘텀(종합)
"생산공정 및 사업효율화로 비수기 불구 4000억원 원가절감"
2014-04-23 18:08:50 2014-04-23 18:13:05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올 1분기 최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비교적 선방한 성적표를 내놨다. 당초 시장 예상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최대 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원가절감에 성공하며 8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이 기간 매출액 5조5877억원, 영업이익 94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7.9%, 영업이익은 37.7% 줄어들었다. 지속적인 LCD 패널 가격 하락과 태블릿PC향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정부의 최저한세율 상향조정에 직격탄을 맞아 당기순손실 820억원을 기록한 점이 뼈아픈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1분기 LG디스플레이의 투자세액공제로 인한 이연 법인세 자산감액 부문이 1000억원 수준에 육박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 수요와 달리 태블릿향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도 실적 하락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전무)는 "태블릿 시장이 화이트박스 위주로 성장하다 보니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태블릿PC LCD 시장에서 중국의 BOE는 23.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며 LG디스플레이를 2위로 내려앉혔다. 대형기업 위주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중소기업부터 영세기업까지 포진하고 있는 중국 화이트박스 시장에 대응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내내 수익성보다는 고객사 확보를 위해 라인업을 다양화했지만 중국 내 경쟁 심화로 매출 증대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대형 TV 수요가 늘면서 면적 기준 출하량은 늘었지만 수량과 매출은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증권가 일각에서는 적자전환까지 예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선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업황 전체에 걸쳐 이어진 수익성 하락에 대해 원가절감 이외에는 현실성 있는 모멘텀이 없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사진=LGD)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2분기 면적 기준 출하량은 계절적 수요, UHD TV 등 대형 패널 수요 증가로 전분기 대비 10% 초반 상승세를 예상했다. 다만 제품 단위당 출하량은 소폭 상승세에 그칠 전망이며, 원화 강세와 중국 광저우 공장 투자비용 등으로 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대 고객사이자 리스크 요인인 애플향 물량도 관건이다. 지난해 아이폰5S, 아이폰5C 출시 이후에도 판매량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등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해의 경우 샤프, 파나소닉, 재팬디스플레이 등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엔저를 기반으로 물량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쟁이 한층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유기형발광다이오드(OLED) TV 확산 기반을 마련하며 고객사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중국 시장 내 OLED TV 수요가 어느 정도 속도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2분기 실적 개선 요인으로 LG디스플레이가 강조한 플라스틱 OLED 역시 LG전자가 출시한 'G플렉스‘ 등 스마트폰 외에는 수요처가 마땅치 않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측은 "플라스틱 OLED 패널이 G플렉스부터 시작한 건 사실이지만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략 고객들과 차기 모델에 대해 상의 중"이라며 "G플렉스 등 스마트폰 이외에도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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