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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생활가전, 삼성·LG 벽에 해외로
2014-04-23 17:29:55 2014-04-23 17:36:10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중견 생활가전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대기업의 장벽과 국내시장 포화에 대한 우회로 확보 차원이다.
 
분야별로 중견기업 내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경희생활과학, 유진로봇(056080), 레이캅코리아 등은 국내시장 성장의 한계로 지난 2008년부터 해외를 공략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생활가전 부문 시장이 활성화되자 자본의 힘으로 대기업이 끼어들었고, 이들이 버티는 한 시장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유사 제품들의 출현으로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지난 2007년 레이캅코리아가 처음 출시한 침구청소기의 경우 2012년 한경희생활과학이 후발주자로 들어섰고,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도 뛰어들었다.
 
교체 주기가 길어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기 어려운 점도 중견업체의 고민거리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A/S를 통해 보통 10년 정도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며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출시해도 새 고객이 생기지 않아 매출이 제자리"라고 말했다. 실제 한경희생활과학은 지난 3년간 매출이 5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해외 시장에서 대안 찾기에 나섰다. 국내보다 시장이 커 성장 가능성이 높고, 생활문화 특성상 제품 판매가 쉬울 것으로 판단되는 국가들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20~30%를 차지하는 한경희생활과학은 미국과 중국에 법인을 갖고 있다.
 
스팀청소기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등 카펫 문화를 갖고 있는 국가에는 제품에 살균 트레이를 기본 사항으로 추가했다. 살균 트레이는 청소기의 패드 대신 헤드에 부착해 섬유에 손상을 가하지 않고 카펫, 침구 등 패브릭 제품을 살균하는 액세서리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최근 일본의 유통기업 에이산과 협약을 맺고 일본 진출의 포문도 열었다.
 
레이캅코리아는 현재 20개국에 제품을 판매 중이며, 수출 비중이 해마다 확대돼 전체 매출의 90%에 이르렀다.
 
지난 2012년에는 중국와 일본에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일본은 고온 다습한 지리적 특성상 위생과 살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중국은 생활수준 향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진로봇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미국, 유럽, 중국 등을 주요 판매처로 두고 있다. 
 
올해 3월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미국 홈쇼핑 채널 'QVC'에 제품이 방영됐다. 또한 올해 안에 중국 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이밖에 쿠쿠전자도 30여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쌀 문화를 가진 아시아에는 밥솥을, 러시아 등 유럽에는 고압력을 이용해 스팀으로 찜 요리 등을 할 수 있는 멀티 쿠커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50% 정도 증가했다.
 
이처럼 업계는 해외 수출에 대해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정체된 국내 시장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가 해외시장 개척의 초기 단계라 당장 제품군을 확대하기 보다 현 제품에 주력하는 경향"이라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힌 이후에는 활발하게 제품을 출시하고,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레이캅코리아의 침구청소기 레이캅 RS. (사진=레이캅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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