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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3사, 1분기도 '흐림'..판매·가격 '이중고'
비수기 여파로 판매량 줄고 전방산업 침체로 가격도 하락
2014-04-23 14:10:35 2014-04-23 14:14:5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철강업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1분기는 전통적인 철강 비수기로 판매량이 감소하는 데다,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고로사의 경우 원재료 가격 하락 요인이 있어 롤마진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005490)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72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6.3% 증가한 15조5009억원으로 추정됐다.
 
1분기 탄소강 기준 판매가격은 전분기 대비 톤당 약 1만원 하락했지만 철광석, 석탄 등 원재료 가격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롤마진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진단됐다. 다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0.5%, 전분기 대비 4.7% 가량 감소하면서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
 
반면 계열사들은 그동안 투자했던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해 포스코의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업생산을 시작한 대우인터내셔널(047050) 미얀마 가스전은 점차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고, 지난 1월부터는 미얀마 쉐 가스전에서도 가스 생산을 개시했다.
 
지난해 매출 2조9000억원, 영업이익 23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포스코에너지는 포항 부생복합 1, 2호기와 인천 LNG복합화력 7~9호기 가동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현대제철(004020)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9448억원, 2382억원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2.2%, 영업이익은 69.9% 증가한 수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지만 지난해 말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부문을 합병한 점을 감안하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다는 분석이다.
 
주력 제품인 봉형강 비수기로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30만톤 감소한 450만톤으로 예상되며, 판매가 하락이 원재료가 하락 폭을 상회하면서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기아차에 공급되는 자동차강판에 대한 가격인하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기아차의 3~4월 공급분은 톤당 8만원이 인하됐으며, 5~7월은 추가로 톤당 1만원이 더 인하될 예정이다.
 
포스코의 경우 현대차 공급물량이 전체 출하량의 3% 미만 수준이지만, 현대제철은 계열사인 탓에 25%에 달해 가격인하로 인한 여파가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했다. 이는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분기부터는 봉형강 성수기가 시작돼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1분기에 비해서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동국제강(001230)은 1분기 만에 다시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1분기 예상 매출액은 1조5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영업손실은 약 7억원으로 추산된다.
 
1분기 판매량은 125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이상 증가했지만 주력인 후판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수익성 개선에는 보탬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후판 판매량은 전분기와 비슷한 42만톤, 철근과 형강은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9만톤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또 1분기 수입 슬라브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동국제강은 슬라브를 직접 생산하는 고로사들과 달리 슬라브를 수입, 가공해 완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슬라브 가격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포스코, 현대제철 같은 고로사들이 철광석, 석탄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판매가격 하락을 일부 상쇄한 반면 슬라브를 구입해 가공하는 동국제강은 판매가격 하락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다.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의 슬라브 가격은 지난해 11월 475달러에서 올 3월 520달러까지 상승했고, 일본산 슬라브 역시 같은 기간 509달러에서 545달러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이 기간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수익성 하락을 부추겼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 특성상 1분기는 비수기로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실적 하락 요인이 발생한다”며 “원재료 가격이 안정되고 있고, 2~3분기부터는 조선 등 전방산업 개선에 따른 수요증가 움직임도 있어 전망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철강 비수기로 판매량이 줄고 전방산업 부진으로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1분기에도 철강업 침체가 지속될 전망이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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