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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침몰참사)"엄마가 수학여행 가지 말라 했는데..."
2014-04-21 14:24:30 2014-04-21 14:28:57
[진도=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엄마가 느낌이 안좋다고 오빠보고 수학여행 가지 말라고 했어요."
 
단원중학교 2학년인 조아름(사진,14세) 양은 오빠가 수학여행을 가기 전 상황을 전했다.
 
아름양은 "엄마가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고 수학여행 간다는 오빠를 만류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빠는 지난 16일 수학여행길에 올랐다. 배를 타기 전 오빠는 아름양에게 전화를 걸어 "잘 다녀오겠다. 선물 사오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아름양은 "그래. 잘 다녀와."라고 화답했다. 이게 오빠와의 가장 최근 대화다.
 
아름양은 사고가 발생한 16일 바로 안산에서 팽목으로 내려왔다. 엿새째 부모님·남동생과 함께 팽목항에 머물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처음에 아름양이 사고 소식을 들은 건 친구를 통해서다. 오빠가 제주도로 수학여행 간다고 말을 했던 터라 친구가 기억하고서 아름양에게 알려줬던 것.
 
아름양은 "처음 소식을 들은 것은 2교시 때였어요. 당시 뉴스에 전원 구출이라고 해서 별 일 없겠거니 하는 마음도 있었고 부모님이 별 말씀을 안했기 때문에 그냥 멍하니 있었어요. 부모님은 따로 내려가셨고 저는 4교시때 나와서 이모와 함께 진도로 왔어요."라고 전했다.
 
아름양은 이곳에 내려온 후 팽목항 부두에 앉아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곤 한다. 바닷바람이 워낙 세고 쌀쌀함에도 아름양을 막지는 못한다.
 
아름양은 입맛이 없어서 없어서 음식을 별로 먹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잠도 마찬가지. 2~3시간 정도 잘 뿐이다.
 
가장 힘든 게 뭐냐는 질문에 아름양은 "우리가 구조상황을 직접 볼 수 없으니까 그게 제일 답답해요"고 밝혔다. 현재 구조작업 결과를 정부나 해양경찰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직접 전하지 않고 학부모 회장이 말해주고 있다고 한다.
 
◇아름양이 오빠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아름양은 스마트폰을 꺼내 기자에게 오빠 사진을 보여줬다.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을 때 찍은 사진이다. 아름양은 "오빠는 평소 자상하고 듬직한, 또 속 안썩이는 오빠였어요"라고 오빠를 설명했다.
 
올해 1월 오빠가 박스 포장 아르바이트를 해서 첫 월급을 받았아서 아름양과 8살 남동생에게 용돈을 줬다고 한다.
 
역사선생님이 되는 게 꿈인 오빠는 평소 랩을 좋아해서 집에서 자주 랩을 했다고 한다. 아름양은 "랩을 좋아하지만 잘하지는 못했어요. 오빠가 랩을 할 때마다 제가 하지말라고 했어요."라고 회상했다. 
 
오빠가 가족들에게 오는 그 날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아름양의 간절한 기다림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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