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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1분기도 '보릿고개'
정유·석유화학사업 '부진' 전망.."세계경기 회복 전까지 회복 불투명"
2014-04-21 11:45:19 2014-04-21 14:30:12
 
◇출처=에프엔가이드.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지난해 정유사업의 부진에 발목이 잡혔던 정유업계가 올 1분기도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주력인 정유부문에서 뚜렷한 수요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침체까지 떠안아야 할 처지로 내몰렸다.
 
2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한 290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S-Oil(010950)은 전년 동기 대비 61% 급감한 1272억원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역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SK증권과 KB투자증권은 GS칼텍스의 1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696억원과 1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오일뱅크는 1135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급감할 것으로 동양증권은 전망했다.
 
이 같은 정유 4사의 영업이익 감소는 무엇보다 정유부문의 부진이 컸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분석이다. 통상 1분기는 난방유 수요의 증가로 전분기인 4분기보다 개선된 실적 추이를 보이는데, 올해도 이러한 흐름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수요 측면에서는 지난해 1분기보다 악화됐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유가 상황도 여의치 못하다. 국내 정유업계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월평균 가격은 1월 배럴당 104.02달러, 2월 104.98달러, 3월 104.35달러로, 전분기 대비 2달러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유가가 석 달 째 104달러대를 맴돈 것은 그만큼 석유제품 수요가 정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유 가격과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제품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정제마진은 전분기 대비 배럴당 0.7달러 상승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적 회복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석유화학 부문은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이 맞물리며 업황 침체의 여파를 고스란히 드러낼 전망이다.
 
전방산업인 중국 폴리에스터 공장의 가동률 하락으로 PX(파라자일렌)와 BTX(벤젠·톨루엔·자일렌) 마진 감소가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PX 가격은 지난해 연말 톤당 1406달러에서 1분기 말 1128달러대로 20%나 하락하는 등 우려감이 커졌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황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세계 경기가 여전히 바닥을 맴돌고 있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 석유화학사업 모두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면서 "세계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쯤에야 부진을 털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와 석유화학사업 부문 모두 당분간 고전이 예상된다"면서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오는 2016년까지 PX 증설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당분간 업황 개선을 힘든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유부문 역시 미국에서 휘발유, 디젤 등을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늘고 있어 수급환경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정유 업체들이 기댈 만한 곳은 윤활유와 석유개발 사업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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