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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의 이유있는 전성시대
2014-04-12 13:46:48 2014-04-12 14:50:25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이 최근 들어 유난히 두드러진 활약을 펼쳐 눈길을 끈다. 지난해 4월 종영한 SBS ‘K팝스타 시즌2’의 우승자 출신인 악동뮤지션은 지난 7일 데뷔 앨범을 발표한 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이 온라인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면서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천원 역시 지난 11일 첫 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했고, Mnet ‘슈퍼스타K4’ 출신인 에디킴(김정환)도 이날 데뷔 앨범을 냈다. 이천원과 에디킴은 색깔이 뚜렷한 노래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의 이와 같은 활약에 어떤 이유가 숨어있는지 살펴봤다.
 
◇SBS 'K팝스타 시즌2' 우승자 출신인 악동뮤지션. (사진=YG엔터테인먼트)
 
◇방송 통해 홍보 효과 누려..만만치 않은 팬덤 형성도
 
오디션 프로그램은 짧으면 3개월에서 길면 6개월까지 진행이 된다. 이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탈락에 대한 압박감과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데 오디션 참가자들 입장에서 이 기간은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기존 가수들도 수 개월간 한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하면서 꾸준히 TV에 얼굴을 비추는 기회를 얻긴 쉽지 않다.
 
더욱이 방송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오디션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생활사나 개성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되고 있는 추세다. 방송사의 철저하게 계획된 프로모션에 의해 참가자들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오디션 참가자들은 기존 가수들 못지 않은 팬덤을 얻게 된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K팝스타 시즌3'에 출연 중인 참가자들의 경우를 보자. 버나드 박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팬카페 회원수가 2400여명이며, 권진아는 2600여명이다. 팬클럽 회원들은 이곳을 통해 해당 참가자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
 
데뷔 전의 팬덤은 데뷔 후까지 이어지면서 해당 가수의 성장에 큰 힘이 된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 아닌 신인 가수들과 출발점부터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남성 듀오 이천원은 'K팝스타 시즌2'를 통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레브커뮤니케이션)
 
◇진화하는 오디션 지원자들..작사·작곡 능력까지 갖춰
 
물론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가수로서 데뷔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방송 당시 화제를 모았지만,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는 참가자들도 많다. 하지만 일단 데뷔에 성공한다면 다른 신인 가수들에 비해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최근 들어선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신인 가수들이 가요계에서 성공을 거두는 확률이 더 높아지는 추세다.
 
초기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노래 잘하는 사람을 뽑는 프로그램'이라는 인상을 줬다. 하지만 뛰어난 실력을 갖춘 오디션 지원자들의 참가가 늘어나면서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최근 데뷔 앨범을 발표한 악동뮤지션, 이천원, 에디킴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작사, 작곡이 가능하다는 점. 악동뮤지션과 에디킴은 데뷔 앨범의 모든 수록곡을 작사, 작곡했고 이천원 역시 모든 곡에 작사 또는 작곡으로 참여했다.
 
작사, 작곡이 가능하다는 것은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비슷비슷한 색깔의 신인 가수들 속에서 오디션 출신들이 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가요 관계자는 "자기의 개성을 어필해 심사위원의 눈에 띄어야만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자신만의 음악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노래만 잘 부르는 참가자들은 워낙 많다. 이제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작사, 작곡 능력이 필수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Mnet '슈퍼스타K4'에 출연했던 에디킴(김정환). (사진=미스틱89)
 
◇데뷔 늦춰지는 추세..소속사의 관리 속에 철저한 준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로선 방송이 종영한 뒤 최대한 빨리 데뷔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방송을 통해 얻은 대중적인 관심을 데뷔 이후까지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방송이 종영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데뷔 앨범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가요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참가자들 중에도 가수로서 정식으로 데뷔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은 참가자들이 있다"며 "충분한 준비 없이 급하게 나온 가수는 무대 위에서 티가 난다. 어설픈 모습을 보여줄 바에는 준비 기간을 거친 뒤에 데뷔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악동뮤지션과 이천원은 'K팝스타 시즌2' 종영 이후 데뷔까지 1년이 걸렸다. 군 복무 중에 '슈퍼스타K4'에 참가했던 에디킴은 지난해 7월 제대했고, 방송 시점을 기준으로 데뷔까지 약 2년이 걸렸다. 뛰어난 실력이 있었던데다가 충분한 준비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을만한 앨범을 낼 수 있었다.
 
신인 그룹 위너로 데뷔할 예정인 '슈퍼스타K2' 출신의 강승윤과 'K팝스타 시즌1' 출신의 이승훈은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여전히 담금질을 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종영 후 강승윤은 4년, 이승훈은 2년이 지났다. 이승훈과 오디션 동기인 박제형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 준비에 한창이다. 이들은 소속사의 철저한 관리 속에 다른 연습생들과 다름 없는 데뷔 준비 과정을 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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