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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카카오 獨走시대?)④'수익극대화' 나서는 카카오..깊어지는 갈등
추진 신사업마다 중기와 마찰..'상생' 보다 '수익성'
2014-03-17 10:27:26 2014-03-17 10:31:49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카카오가 국내에서 다양한 비판을 무릅쓰고 수익사업을 진행하는 배경은, ‘국내시장’을 지켜 카카오게임 이후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5월 기업공개를 앞두고 확실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야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한 포털업계 고위 임원은 “카카오는 지금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다. 해외 진출로는 막혀있고, 국내에서도 게임 이후 명확한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하면서 기업공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잘못 끼운 해외진출 첫 단추 ‘일본’
 
카카오는 지난 2011년 8월 위메이드 등 5개 회사로부터 총 206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일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카카오가 일본 시장에 투자한 금액은 100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당시는 NHN재팬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출시하고 인기몰이를 시작한 시점이었다.
 
NHN재팬은 지난 2005년 설립 이후 포털이나 게임사업 등을 추진해 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일본시장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르게 라인 가입자수를 늘려 갔다.
 
테크인아시아(techinasia)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카카오톡은 일본에서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나, 라인은 이미 4500만 이용자를 확보하며 큰 차이를 보였다.
 
이후 카카오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중국·일본·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라인(네이버)·위챗(텐센트)·왓츠앱(페이스북) 등 거대기업들과 힘겨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일본시장에서 부진을 겪는 동안 소중한 투자금과 다른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시간, 두 가지를 모두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한국 모바일 시장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 나라별 문화와 상황에 맞는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모바일 소셜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야후! 재팬’과 손잡은 카카오 재팬을 통해 다양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와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어 아직 일본시장에 대한 기회가 충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모바일 시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현지 사정과 문화에 맞는 최적화된 시스템 도입과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카카오 일본 홈페이지)
  
◇정점 지난 캐시카우 ‘카카오게임’
 
일본시장에서 부진을 겪은 카카오를 일으켜 세운 신사업은 지난 2012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게임이었다.
 
지금은 모바일메신저와 게임의 상호관계를 당연하게 여기지만, 당시 카카오게임의 성공은 ‘블랙스완’과 다름 없었다.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아이러브커피 등이 '국민게임' 반열에 오르며 카카오는 설립 6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12년 카카오의 매출은 2011년 대비 26배 가까이 증가하며 462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불과 사업 시작 1년6개월 만에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카카오게임 상위 30개 게임 이용자수는 지난해 2월 2158만명에 이르렀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 1월에는 1893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카카오게임은 아직까지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애니팡 하트보내기’ 같은 카카오게임의 특징요소에 피로감을 보이며 전체 이용자는 줄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군다나 수수료율에 대한 업계 안팎의 비판도 카카오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카카오가 선택한 길 ‘수익사업 극대화’..부작용 이어져
 
이같은 상황에서 카카오는 플랫폼의 지배력을 이용해, 국내에서 수익성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을 앞세우다보니 중소업체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등 카카오가 100만 파트너사들과 상생하겠다는 목표와는 상반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야심차게 선보였던 콘텐츠마켓 ‘카카오페이지’다. 카카오페이지는 개인창작자에게는 '5만원', 법인사업자는 '10만원'의 연회비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창작자들을 위한 유료 콘텐츠 마켓으로 키워간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참여자들은 카카오가 제시한 콘텐츠 플랫폼의 형식에 맞추기 위해 추가 비용을 들여 기존 콘텐츠를 수정하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카카오페이지 자체가 이용자들에게 외면을 받으며 대다수가 투자비용 회수에도 실패했다. 
 
이후 카카오는 만화·장르소설 위주로 카카오페이지를 개편했지만(▶참조 2013년 10월22일자 기사 카카오페이지, '콘텐츠마켓'의 꿈 사라지나) 모바일 콘텐츠 마켓을 키워가길 바랐던 개인과 중소콘텐츠 제작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한 중소 전자책 업체 대표는 “서비스 시작 전 만났던 카카오는 장르소설이나 만화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지금 카카오페이지는 완전 다른 모습”이라며 “현재 카카오페이지는 단순히 전자책 시장을 나눠먹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페이지는 현재 만화·소설 외에도 다양한 파트너들의 콘텐츠를 노출하고 있다. 많은 파트너들은 '만화', '소설'과 함께 다른 콘텐츠를 노출하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져 수익성 확보가 힘들다고 주장한다.(사진=카카오 홈페이지)
 
또 최근 금융감독원과 함께 추진중인 선불충전방식 금융서비스도 기존 중소 사업자들의 ‘먹거리’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일정 금액을 충전해놓으면,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간편하게 현금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경조사를 알리고 축의금을 주고 받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기획 중인데, 카카오가 직접 금융서비스에 진출할 경우 너무나 힘겨운 경쟁이 펼쳐질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금융관련 스타트업 대표는 “요즘엔 카카오가 제발 우리 사업만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는데, 카카오와 경쟁하게 되면 승산이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배운철 소셜미디어 전략연구소 대표도 ”카카오가 현재 있는 수익구조에서 '안정적'으로만 사업을 펼치고 있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현재 추진중인 금융서비스는 기존의 중소사업자들과 사업방식과 수익모델이 전혀 다르며, 카카오페이지는 이용자를 우선 늘리고 향후 콘텐츠 제작자들과 다양한 상생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많은 파트너사들과의 상생을 위해 지속적인 고민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모바일게임, 콘텐츠, 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들에 대한 지원 방안 역시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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